토성 위성 타이탄 얼음 밑 바다
"생명체 있기 힘들다"

캐나다 연구팀 시뮬레이션 결과 발표

생명체를 품을 만큼 거대한 얼음 밑 바다가 있는 타이탄이 토성 궤도를 돌고 있다. / NASA

 

두꺼운 얼음 아래로 거대한 바다가 있어 생명체가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갖게해온 토성의 위성 타이탄에는 생명체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토성의 가장 큰 위성이자 태양계에서 두 번째로 큰 위성인 타이탄이 생명체를 유지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이라는 캐나다 연구팀의 결론이다. 타이탄은 두꺼운 대기층과 바다를 지녀 과학계의 관심을 끌어왔지만 생명이 존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지시간 15일 미국 우주미디어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캐나다 온타리오 웨스턴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시뮬레이션을 통한 분석을 통해 이같은 결론에 이르렀다. 연구팀은 생명체가 살 수 있으려면 지표면에서 대량의 유기 분자가 물리적으로 바다에 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 착안해 실제로 타이탄의 바다에 얼마나 많은 유기 분자가 들어갈 수 있는지 시뮬레이션했다.

 

타이탄은 표면이 평균 영하 179도인 극저온 행성이다. 물도 얼음처럼 단단하게 얼어 ‘얼음 위성’으로도 불린다. 그러나 깊이 들어가면 지구 바다의 12배에 달하는 규모의 바다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과학자들은 약 100km 가량 안쪽에 이런 바다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타이탄뿐 아니라 토성의 또 다른 위성인 엔셀라두스,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와 가니메데가 비슷한 구조로 생명이 있을 가능성이 점쳐져 왔다.

 

연구팀은 타이탄의 두꺼운 얼음 층을 뚫고 유기 분자가 바다로 들어갈 수 있으려면 혜성 충돌이 발생해야 한다고 봤다. 얼음 표면에 충돌이 발생할 때 발생하는 열이 유기 분자로 가득 찬 액체를 깊은 곳의 바다로 흘려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연구진이 시뮬레이션한 결과, 어떤 혜성 충돌이 발생하더라도 유기 물질이 타이탄의 바다에 닿을 만큼 충분한 충격을 주지는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가장 단순한 아미노산인 글리신이 매년 타이탄의 바다에 도달하는 양이 7500kg에 불과하다고 추정했다. 연구를 이끈 캐서린 니쉬 교수는 스페이스닷컴에 “이는 바다에 겨우 한 방울이 닿는 수준”이라며 “가장 낙관적으로 보더라도 타이탄의 바다로 이동하는 유기물은 생명체를 형성하기에는 충분하지 못하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연구는 시뮬레이션 실험이기 때문에 확실하게 현장 물질 샘플을 통한 연구 등으로 뒷받침될 때까지는 확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래서 미국 항공우주국 NASA는 2034년 타이탄을 탐사할 핼리콥터형 탐사선 드래곤 플라이를 발사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니쉬 교수도 이 미션에 참가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