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쓰레기-빛공해 해법"
美·日 '나무위성' 쏜다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타버리도록 제작된 목조 리그노샛 위성 개념도 / 교토대학

 

우주시대가 열리면서 너도나도 위성을 쏘아올려 인공위성 쓰레기가 환경문제로 대두될 상황이 되었다. 게다가 밤하늘에서 가장 빛나는 물체로 인공위성이 꼽히게 되면서 천문연구에도 방해가 된다는 주장도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등장한 것이 목재위성. 나무로 위성을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다. 

 

실제로 우주로 쏘아올리는 인공위성의 소재를 합금 등 금속이 아니라 나무로 쓸 있을까? ‘나무위성’은 과연 가혹한 우주 환경에서 살아남아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까? 이 기발한 발상이 통한다면, 곧 세계 첫 목조위성의 등장과 함께 우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획기적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스페이스닷컴, 영국 가디언 등 해외 우주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 JAXA와 미국 항공우주국 NASA는 환경친화적인 ‘리그노샛 탐사선(LignoSat Probe)’을 개발해 올 여름 지구 궤도에 배치한다. 목재로 만든 초소형 리그노샛 위성은 교토대학 연구진과 벌목업체 ‘스미토모 임업’의 합작품이다.

 

지금까지 인공위성의 소재인 금속 대신 목련 나무로 제작한 리그노샛은 이미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테스트를 통과했다. 1년 가까이 진행된 노출 실험에서 안정적이고 균열에 강한 것으로 입증됐다. 최종단계에 접어든 리그노샛은 올 여름 미국 로켓에 실려 지구 궤도를 향한 발사를 앞두고 있다. 

 

이에 앞서 2020년 교토대학 연구진은 우주의 조건을 재현한 실험실에서 나무 샘플 테스트를 거쳤다. 당시 샘플은 질량의 변화나 변형 또는 손상의 징후가 없었다. 목련나무, 산벚나무, 솜털자작나무 등 총 3가지 나무의 내구성을 살펴본 결과, 목련나무가 가공성, 치수 안정성, 전반적인 강도 면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나무위성은 금속위성에 비해 몇 가지 장점이 있다. 나무위성은 금속과 달리, 지구 대기권으로 재진입할 때 완전히 타버리기 때문에 우주 쓰레기를 남기지 않는다. 또 나무를 침투하는 전자파 때문에 위성 재료로도 유리할 수 있다. 게다가 안테나 같은 부품을 위성 본체 내부에 고정해서 디자인도 단순해진다.

 

무엇보다 나무위성의 생분해성이 지구와 우주 환경 보전에 도움을 줄 게 확실하다. 매년 2000개 이상의 우주 발사체들이 우주로 보내지고, 현재 지구 주변을 돌고 있는 위성은 1만개가 넘는다. 그 중 여전히 활동 중인 위성은 약 8800개. 기능을 잃고 떠도는 위성들은 살아있는 위성과 우주선에 큰 위험이 될 수 있다. 지구 궤도에 엉켜 있는 위성 조각들도 이미 100조 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잔해들은 알루미늄 입자로 대기권 상층부에 오랫동안 떠돌며 지구 오존층을 손상시키고 있다.

 

커피 머그잔 크기만한 사각형 리그노샛은 최소 6개월 동안 우주에서 작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그노샛의 발사가 성공적이고 우주에서 임무를 완수하게 된다면, 목재가 더 많은 인공위성 제작에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발사체에 대한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 현재 선택지는 올 여름 ISS에 대한 궤도 과학 시그너스 보급선 또는 스페이스X 드래곤 미션으로 좁혀지고 있다. 리그노샛 공동 임무를 시작할 NASA와 JAXA는 나무위성의 작동여부를 발사 후 최소 6개월 동안 특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한편, 목조위성 개발·발사 계획은 2021년부터 핀란드 등에서 시도됐으나 모두 실패했다. 최근 각종 우주탐사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일본이 첫 성공에 가장 근접해 있어 국제적 관심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