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톤 넘는 대형 위성
21일밤 대기권 추락해 불탄다

호주 위성 기업이 포착한 ERS-2 위성. 서서히 지구 대기권을 향해 추락하는 모습이 담겼다. / HEO Robotics, space.com

 

2톤이 넘는 대형 인공위성이 대기권으로 추락한다. 30년 가까이 우주에서 지구를 돌던 버스 크기의 인공위성이 한국 시간 21일 밤 대기권에 다시 진입해 최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우주국(ESA)이 중부유럽표준시(CET)로 2월 19일 업데이트한 블로그에 따르면, ESA의 유럽원격탐사위성 2호(ERS-2)가 21일 오후 3시41분 대기권에 재진입할 예정이다. 한국시간으로는 8시간을 더해 같은 날 오후 11시 41분이다.

위성의 대기권 재진입 과정은 우주에서 수명이 다한 위성을 제거해 궤도상 충돌을 막을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우주 쓰레기를 줄이는 데 필요한 수단으로 꼽힌다. 다만 결국 자유 낙하가 진행되면서 인간의 통제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위성이 정확히 언제, 어디서 대기권에 진입할지 아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위성이 대기권에 진입할 시간이 가까워지면 예측 정확도가 커지지만, 이번 업데이트 기준으로 오차는 반나절 정도(11.54시간) 빠를 수도, 느릴 수도 있다.


2톤이 넘는 대형 위성인 ERS-2 위성의 발사 전 모습. / ESA

 

이번에 최후를 맞는 ERS-2 위성은 1995년 4월 저궤도상에 발사됐다. 거의 똑같이 생긴 ‘쌍둥이 위성’인 ERS-1보다 4년 늦게 임무에 나섰지만, 궤도는 같았다. 두 위성은 함께 지구의 육지 표면과 바다, 극지방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심각한 홍수나 지진 같은 자연 재해도 관측했다.
 

ERS-2 위성은 ERS-1이 2000년 오작동으로 실종된 이후에도 임무를 계속했다. 2011년 9월 공식적으로 임무가 종료되기 전에는 수십 차례에 걸쳐 대기권 진입을 위한 궤도 이탈 작업을 수행하며 최후의 순간을 준비해 왔다. 

ERS-2 위성의 중량은 발사 당시에만 해도 2.5톤이 좀 넘었지만, 현재는 연료가 없어 2.3톤이 조금 못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위성은 고도 80㎞ 상공에서 대기 마찰열에 의해 산산조각 나고 대부분이 불에 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부 파편들이 지구 표면에 도달할 수는 있지만, 현재로서는 바다에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ESA는 밝혔다. 

 

최근 ERS-2 위성이 대기권을 향해 서서히 추락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도 이날 공개됐다. 이는 호주 업체 HEO 로보틱스가 영국 우주국을 대신해 지난달과 이달 초 다른 위성에 탑재된 카메라로 포착한 것이라고 ESA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