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태양' 1개 삼키는 천체"
가장 밝고 큰 퀘이사 발견!

우주에서 가장 밝은 것으로 알려진 물체 J0529-4351의 정체가 밝혀졌다. / European Southern Observatory

 

지금까지 밝혀진 우주의 블랙홀들 가운데 가장 밝고 가장 큰 물체가 발견됐다. ‘퀘이사(quasar)’로 알려진 이 물체는 또 하루에 태양 하나 질량 만큼의 주변 물질을 먹어치우는 왕성한 식욕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남방관측소(European Southern Observatory·ESO)와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J0529-4351라는 이름의 퀘이사는 그동안 은하계의 많은 별들 중 하나로 잘못 인식돼 왔다. 칠레 남부 아타카마사막에 위치한 ESO는 초대형망원경 VLT를 통해 이 물체의 데이터를 지난 1980년에 확보했으며 그동안 꾸준히 연구해 최근, 그 정체를 밝혀냈다. 이 연구는 호주국립대학교(ANU) 연구팀이 주도했고 J0529-4351에 대한 분석 결과는 2월 19일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 저널에 실렸다.

 

 

퀘이사는 거대한 블랙홀에 의해 생성되는 빠르게 움직이는 매우 뜨거운 가스의 눈부신 소용돌이다. 항성처럼 '점' 형태로만 보이지만 수십억 광년 이상 떨어진 곳에서 강렬한 빛과 전파를 내뿜는 천체로 '준성 전파원'이라고도 한다. 이 물체의 정체는 먼 우주의 은하 중심부로 추정되고 있다. 퀘이사에서는 빛과 전파뿐 아니라 은하 100개에 해당하는 엄청난 에너지가 쏟아져 나온다.

 

ESO는 2월 20일 공식 X를 통해, J0529-4351가 갖고 있는 몇 가지 기록을 설명했다. 첫째, 현재까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블랙홀로 하루에 태양 1개에 해당하는 질량을 먹어치운다. 둘째, 관측 사상 가장 빛나는 퀘이사로 태양보다 500조 배 더 밝고 우리 은하의 빛보다 2만 배나 더 강하다. 셋째, 강착 원반(accretion disc)은 폭 7광년으로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이웃 센타우리자리 알파까지 거리의 1.5배다.

 

이 놀라운 물체는 수십 년 동안 천문학자들의 눈에 잘 띄지 않고 숨어 있었던 셈이다. 매우 밝아서 지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별로 분류돼 왔을 정도다. 게다가 우주 초기의 블랙홀들 중 일부가 어떻게 그렇게 커졌을까. 해답은 강력한 먹성이다. 이 물체의 덩치는 태양 질량의 150억~200억 배나 된다.

 

그런데 우주에서 가장 밝은 물체가 왜 이제야 발견된 것일까. 우주는 약 백만 개의 블랙홀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정교한 기계학습 도구들 덕분에 천문학자들은 블랙홀 주변의 강착 원반을 쉽게 찾아내고 있다. 괴물 같은 물체 J0529-4351는 지구에도 위협이 될까. 이 빛이 우리에게 도달하려면 120억 년이 걸리기 때문에 걱정할 게 못된다 것이 과학자들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