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착륙 '차세대발사체'
결국 한화 품으로?

6일 마감한 재입찰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단독입찰

누리호(KSLV-Ⅱ)와 차세대 발사체(KSLV-Ⅲ) 비교. / 과기부, 항우연

 

한국 달 탐사의 핵심인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과학기술정통부와 조달청, 업계에 따르면, 차세대 발사체 개발을 맡을 체계종합기업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재입찰에서도 단독으로 참여했다. 이제 수의계약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함께 사업을 진행하는 절차만 남은 셈이다. 체계종합기업 선정이 6개월 이상 늦어진 만큼 빠른 속도로 사업이 추진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차세대발사체 개발사업 발사체 총괄 주관 제작사 입찰 재공고에 대한 제안서 접수 기한이 6일 오후 2시 마감됐다. 이번 재공고는 지난달 21일 KAI 한국항공우주가 당초 입장을 바꿔 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다시 진행된 것이다.

 

1차 입찰에 이어 재입찰에서도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만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체계종합기업 공고에 한 기업만 단독으로 입찰한 경우 재공고를 거쳐야 하고, 재공고 이후에도 단독 입찰 시 유찰 후 수의계약으로 전환된다. 재공고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만 참여한 만큼 조달청은 수의계약 형태로 체계종합기업을 선정할 예정이다. 

 

수의계약도 조건은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기술능력 분야 평가 배점 한도의 85% 이상 점수를 획득해야 한다. 제안서에 명시한 입찰가격도 사업예산 이내에 있어야 한다. 이 조건에 따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조달청으로부터 적격성을 평가받게 된다. 만약 체계종합기업으로 부적절하다고 판단된 경우 사업자 선정은 원점인 입찰공고부터 다시 시작된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발사 궤적. / 항우연

 

기술능력 분야 평가는 발주기관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박창수 항우연 차세대발사체개발사업단장은 “제안서 접수가 끝난 뒤 수의계약 형태로 전환되면 조달청에서 기술성을 평가해달라는 공문을 보내주고 평가를 진행한다”며 “현재는 선정 절차를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차세대 발사체(KSLV-Ⅲ)는 1단부에 100t급 액체엔진 5기를, 2단부에는 10t급 액체인진 2기를 싣는다. 현재 개발을 완료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와 성능 측면에서 3배 정도 향상돼 2032년 달 착륙선 발사를 담당할 예정이다. 앞으로 한국의 심우주 탐사를 책임지는 만큼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에는 10년간 2조132억원이 투입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체계종합기업으로 최종 선정되면 본격적인 차세대 발사체 개발이 시작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밝혔던 원래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10월 체계종합기업이 결정됐어야 했지만, 반년 가까이 지연된 상황이다. 이번 입찰도 당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AI의 2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KAI가 입찰 마감일, 돌연 입찰 포기를 선언해 재입찰이 진행된 것이다. KAI는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 대신 현대로템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독자적인 모빌리티 개발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