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 '스페이스 원'
첫 로켓 발사 5초만에 폭발

발사대를 떠난 직후 폭발한 카이로스 로켓이 흰 연기 속에서 추락했다. / X(Jonathan MacDowell)

 

NHK 등 일본 언론들이 생방송으로 중계하면서 축제 분위기에서 시작한 일본의 민간기업 로켓 발사가 5초만의 공중폭발로 끝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일본의 우주 스타트업 '스페이스 원(Space One)'의 첫 로켓 '카이로스(Kairos)'의 발사가 실패로 끝난 것이다. 13일 생방송으로 로켓 발사를 중계하던 일본 언론들은 화염에 싸인 로켓, 거대한 연기 기둥과 불꽃 튀는 파편들을 보여줄 수밖에 없는 충격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13일 교도통신, 닛케이, AP 등 해외 언론매체와 X에 따르면, 구시모토시의 로켓 발사대를 떠난 로켓은 약 5초 만에 공중 폭발했다. 발사 서비스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는 스페이스 원으로서는 큰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스페이스 원은 '카이로스' 로켓 비행 중 종료절차를 진행하고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폭발은 동체 중간쯤에서 생긴 것으로 보인다.

 

길이 18m, 23톤 무게의 카이로스 로켓에는 100kg의 소형 정보위성이 실려 있었다. 이 위성은 지구 표면에서 약 500km 위 궤도에 배치될 예정이었다. 카이로스 로켓은 3단계 고체 연료를 사용하며 태양 동기 궤도에 150kg 탑재체를, 지구 저궤도에 250kg의 탑재체를 올려놓을 수 있는 규모다.

  

 

‘카이로스’ 로켓 발사와 폭발을 알리는 미국 천체물리학자 조너선 맥도웰의 X 게시물. / X

 

일본 중부의 와카야마 현 쿠시모토 시의 산악 지역에 자리 잡은 쿠시모토 발사장은 스페이스 원에서 개발, 운영하고 있다. 일본의 주요 발사장은 다네가시마와 우치노우라 우주센터 두 곳으로, 일본 남부에 위치하고 있다. 두 곳 모두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 JAXA가 운영하고, H3와 엡실론 로켓을 쏘아 올리는 곳이다.

 

로켓의 폭발 현장을 지켜본 구시모토시 타시마 가츠마사 시장은 "지금 본 장면을 믿을 수 없다"면서 "로켓 발사 프로그램은 우리 구시모토시의 발전 노력의 하나이기 때문에 우리는 앞으로 로켓이 우주 궤도에 도착할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스페이스 원의 최대 주주는 전자부품 제조사인 캐논 일렉트로닉스와 로켓 엔진 제조사인 IHI 등이다. 특히 IHI는 소형 엡실론 로켓과 H3와 H2A의 부스터를 포함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 JAXA를 위한 고체 연료 로켓을 제작해 왔다. 현재 로켓 발사 서비스 시장은 대형 탑재체용 스페이스X의 팰컨9(Falcon 9), 소형 탑재체용 로켓 랩(Rocket Lab)의 일렉트론(Electron) 등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