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이주의 꿈, 곧 현실로"
인류 최강의 로켓 '스타십'

스페이스X의 3차 시험비행을 계기로 본 '스타십' A to Z

거대한 우주선 스타십이 엔진을 점화하고 날아오르고 있다. 3차 시험발사 29분전에 2차 때의 모습을 보여줬다. / spaceX

 

한번에 100명이 탈 수 있는 대형 우주선이 1000대 비슷한 시간에 지구의 발사대를 떠난다. 하늘로 쏘아올려진 수많은 우주선들이 불을 뿜으며 화성을 향해 날아간다. 불과 몇분 뒤엔 1단계 초대형 로켓이 분리되고, 2단계 로켓의 힘으로 100명의 승객은 우주공간으로 솟구쳐 오른다. 한번에 10만명의 인류가 화성으로 비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 ‘공상적 장면’은 일론 머스크가 꿈꾸고 있는 인류의 화성 이주 모습이다. 26개월에 한번 화성을 향해 우주선을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그 기회에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많은 화물을 싣고 가야 화성 기지를 구축할 수도 있고, 그곳에서 생활할 수도 있다.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스페이스X라는 우주기업을 만들었고, 그 꿈은 일부 실현되고 있다. 재활용 가능한 거대한 로켓 팰컨9을 통해 우주로 위성을 쏘아 올리고, 우주인을 국제우주정거장 ISS로 올려보내고 있다. 그리고, 팰컨9과는 차원이 다른 초대형 로켓이 만들어졌고, 100명을 태울 수 있는 우주선이 시험비행을 하고 있다.

 

바로 ‘스타십(Starship)’이다. 스페이스X의 야심찬 차세대 로켓 우주선이다. 수많은 과학기술이 개입되어 있는 인류 최강의 로켓, 지상 최대의 로켓이다. 일론 머스크가 실험비행 한번을 위해 1000가지를 업그레이드했다고 자랑할만큼 대단한 시스템이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유인 우주 프로그램 아르테미스 미션에도 사용될 예정인 로켓이어서 국가적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그 스타십이 2024년 3월 14일 비교적 성공적인 시험비행을 했다. 세번째 시험비행이다. 1, 2차 시험비행 때마다 조금씩 진보해 온 시험비행은 이번에 거의 성공이라고 할 만큼 완전해졌다. 이번 3차 시험비행과 그간의 과정, 그 의미를 종합정리했다.

 

스타십 우주선이 3차 시험비행을 위해 발사대에 준비상태로 세팅되어 있다. / spaceX

 

▶세번째 시험비행, 48분간 날았다

스페이스X는 14일 미국 동부표준시간 오전 9시 25분(한국시간 오후 10시 25분) 텍사스주 남부 보카치카 해변의 우주발사대 ‘스타베이스’에서 스타십의 세번째 시험비행을 진행했다.

 

추력 7500t에 달하는 1단 로켓 ‘슈퍼 헤비’의 33기 렙터 엔진이 모두 정상적으로 가동하면서 거대한 불기둥을 내뿜고 하늘로 치솟았다. 3분 뒤, 슈퍼 헤비가 분리되고 최대 100명이 동시 승선할 수 있는 우주선 본체 스타십의 6개 엔진이 정상 점화됐다.

 

발사 8분 뒤 스타십은 지구 궤도에 진입한 뒤, 고도와 속도를 높이며 약 48분간 지구 반 바퀴를 비행했다. 최고 시속은 2만6000km가 넘었고 고도는 지구 저궤도로 일컬어지는 200km를 넘어 234km까지 도달했다.

 

그런데 발사 후 49분가량 지난 시점 예정된 대기권 재진입을 시도하던 중 중계 화면이 끊겼다. 대기권과의 마찰로 우주선에 플라스마 불꽃이 일었고, 잠시후 우주선과의 컨택이 끊겼다.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동안 불타거나 바닥에 추락하면서 분해됐을 것이라고 스페이스X는 밝혔다. 계획대로라면 스타십은 궤도비행을 마친 뒤 발사 후 약 65분 만에 인도양에 낙하할 예정이었다. 

 

발사 30분이 넘은 시점, 자력 우주비행을 하고 있는 스타십. / spaceX

 

▶스타십, 첫 궤도비행 성공

이상과 같은 비행은, 목표에 100% 합치되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성과와 정보들 얻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첫 우주궤도 비행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최고 고도 234km를 날아올라 안정적으로 궤도비행을 했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사건이다. 그러기 위해 1단 로켓 슈퍼 헤비를 떨궈낸 뒤에 자체 랩터 엔진 6기를 작동시켰다, 다시 끄고 우주비행을 한 것이어서, 실제로 우주비행에서 꼭 필요한 가장 중요한 요건을 해결해낸 것이다. 화성으로 상정하자면, 대기가 없는 상태의 우주공간을 연료 소비 없이 스타십이 자력 비행하는데까지는 성공한 셈이다.

 

또다른 성과 중 중요한 요소는 초대형 로켓 발사체인 슈퍼 헤비의 회수 부분. 슈퍼 헤비의 최종 목표는 팰컨9처럼 지구로 귀환시켜 회수한 뒤 연료 재보급과 정비를 거쳐 다시 발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번 발사에서 스페이스X에 따르면 부스터 슈퍼 헤비는 목표 지점인 멕시코만에 돌아왔다. 다만 정확하게 목표 지점에 착륙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중요한 진전인 것은 확실해 보인다.

 

아울러, 스타십이 우주 비행을 하면서 해치(우주선의 문)를 여는 것, 우주에 있는 동안 추진제(우주선의 연료)를 한 탱크에서 다른 탱크로 옮기는 임무를 시도했고, 이들 임무는 상당 부분 성공적이었다고 알려졌다. 

 

이같은 요소들을 종합하면, 이번 3차 시험발사는 ‘거의’ 성공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일론 머스크는 스타십 발사 이후 소셜미디어 X에 “Starship reached orbital velocity!(스타십이 궤도 속도에 도달했다!)”고 글을 썼다. 그만큼 궤도비행 자체의 의미가 크다는 뜻이다.

 

 

▶스타십, 구성과 1차-2차 시험발사

스타십은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로켓이다. 100명의 탑승이 가능한 위쪽 우주선 영역의 이름이 ‘스타십’이면서 1단계 로켓인 슈퍼 헤비까지를 포함한 로켓 우주선 전체를 부르는 이름 또한 ‘스타십’이다.

 

전체로서의 스타십은 길이가 121m에 달하고, 추력은 7590tf(톤포스·1tf는 1t 중량을 밀어 올리는 힘)다. 스타십의 탑재 중량은 100~150t이다. 초강력 엔진인 랩터 엔진을 무려 33개나 사용하는 슈퍼 헤비와 위쪽 스타십에는 우주비행을 위한 6개의 랩터 엔진이 장착되어 있다.

 

스타십은 2023년 4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지구궤도 시험비행에 나섰지만 모두 실패로 끝났다. 4월에 있었던 첫번째 시도에서는 1단의 ‘랩터 엔진’ 33개 가운데 일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결국 1단 부스터가 분리되지 못하면서 폭파됐다. 4분간의 비행으로 1차 시험은 막을 내렸다.

 

작년 11월의 두번째 발사에서는 훨씬 개선된 모습을 보여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랩터 엔진 33개가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했고 1단 로켓 슈퍼 헤비는 성공적으로 분리되었다. 발사 2분 47초가 지난 시점에는 로켓의 윗부분이자 실제 우주선에 해당하는 스타십의 6개 엔진도 정상 점화됐다. 하지만 이륙 8분 정도가 지난 시점에 교신이 끊기면서 결국 스페이스X는 강제 비행 종료를 결정했다. 경로를 벗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자폭을 선택한 것이다.

 

1차와 2차 발사가 모두 실패로 끝났지만 스페이스X는 많은 데이터를 얻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2차 발사 실패 직후 스페이스X는 “로켓 개발 초기 단계의 폭발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 지상 테스트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취득해 설계개선에 활용했다.

 

실제로 이번 3차 발사를 앞두고 스페이스X는 17가지 결함을 찾아 설계를 수정했다. 슈퍼 헤비에서 7가지, 스타십에서 10가지 설계를 수정했다. 앞서 1차 발사 직후에는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가 직접 “1000여개의 요소를 바꿨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상최대 '스타십' 3차 시험비행, 궤도비행 성공

https://www.cosmostimes.net/news/article.html?no=238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