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별' 화성을 한바퀴 걸으면?
시속 5km로 약 265일!

유럽우주국이 각종 자료를 바탕으로 이미지화한 화성의 북극 일대 그림. / ESA

 

며칠전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초대형 로켓 '스타십(Starship)'의 3차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면서, 화성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스타십의 최종 목표가 화성으로 사람을 보내, 화성을 제2의 지구로 만드는 것(테라포밍)이기 때문이다. 

 

미국 우주미디어 스페이스닷컴은 현지시간 18일 바다와 같은 장애물 없이 지구인 우주비행사가 화성을 걸어서 한 바퀴 돈다면 얼마나 걸릴지를 조사한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화성 대기를 연구하는 에르달 이지트(Erdal Yigit) 미국 조지메이슨대학 천체물리학 교수는 우주비행사의 속도와 이동거리라는 두 가지 매개 변수를 고려해 이 시간을 계산했다.

 

우주비행사가 화성 적도를 따라 화성 전체를 한 바퀴 돌려면 약 2만1400km를 걸어야 한다. 지구는 약 4만km다. 화성의 남극과 북극을 이어 한바퀴 돈다면 이동거리는 약 160km가 단축될 수 있지만 극한의 추위로 인해 더 힘든 도전이 될 것이다.

 

지구에서의 평균 보행 속도인 약 5km/h로 우주비행사가 화성을 걷는다면 어떻게 될까? 화성의 중력은 지구의 약 40%에 불과하지만 지구에서 걷는 것과 달리 산소통이나 물, 식량 등 무거운 보급품을 갖추고 우주복을 입고 걸어야 한다. 따라서 화성에서의 보행 속도는 지구와 비슷할 것으로 상정했다. 

 

2만1400km를 5km/h 속도로 쉬지 않고 걷게 되면 약 4290시간이 소요된다. 이 시간을 화성의 하루 ‘솔’(SOL, 1솔은 24시간 37분 23초로 지구보다 조금 더 길다)로 계산할 경우 한 바퀴 도는 데 약 174솔이 걸린다.

 

그렇지만, 잠도 자고 밥도 먹어야 하는 인간이 이 기간 동안 쉬지 않고 걷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주비행사가 매일 8시간 정도 잠을 잔다고 가정하면 약 56솔이 추가되고 식사, 휴식, 옷 갈아입기, 청소, 야영지 설치 및 해체를 위해 매일 4~5솔씩 더 멈춘다면 약 30~35솔이 더 소요된다.

 

이같은 세부 상황을 모두 고려하면 화성을 한 바퀴 도는데 최소 265솔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는 높은 산을 비롯해 계곡, 분화구 등 화성의 험난한 지형들은 고려하지 않은 수치다.

 

인간이 화성을 실제로 오래 걷는 일은 아주 한참 뒤에나 가능한 일이다. 그렇지만, 로버 같은 기계 장치만을 화성에 보내는 것보다는 사람과 함께 갈 때 훨씬 많은 일들이 빠른 시간안에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인간의 화성 도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