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신비? 그게 다 수학이야!
[책 이야기] 우주의 수학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이렇게 말했다. “우주의 원리는 수학이라는 언어로 기술되어 있다.”

 

우주는 수학으로 되어있다. 수학을 알면 우주를 파악할 수 있다. 우주를 들여다보면 아름다운 수학공식을 발견할 수 있다. 그 수학을 알면 우주탐사라는 놀라운 일들이 시작된다.

 

고대사회 때부터 태양계에 지구 밖 궤도를 도는 행성으로 화성, 목성, 토성을 인식하고 있었다.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도구들이 생겨나면서 어떤 과학자가 열심히 하늘을 관측했더니 또다른 행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천왕성이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행성의 움직임을 설명할 수 있는 뉴턴의 법칙과 조금 다르게 궤도를 돌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뉴턴이 두 물체/행성 간의 중력 때문에 발생한다는 움직임과 달랐다. 둘 중 하나다. 뉴턴의 법칙이 틀렸거나, 천왕성 밖에 또다른 행성이 있어야 한다. 흥분한 어떤 과학자가 열심히 뉴턴의 법칙대로 계산을 더 했고, 천왕성 밖의 궤도를 도는 또다른 행성이 '있어야만하는 위치'를 알아냈다. 또다른 과학자는 열심히 하늘을 관측해 그 행성을 실제로 찾았다. 해왕성이다. 이제 뉴턴의 법칙 계산이 정확했음을 알게 됐다. 해왕성은 수학으로 먼저 찾아냈고, 그 뒤에 관측을 통해 확인한 별이다.

 

수학의 힘, 뉴턴이라는 놀라운 과학자의 어마어마한 수학적 능력을 알 수 있는 예다.

 

제임스웹 망원경으로 상세하게 관찰해 낸 천왕성의 모습. / NASA

 

뉴턴에 이어, 아인슈타인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의 일반상대성이론은 우주를 설명하는 수학공식이다. 먼저 발표된 특수상대성이론이 특정한 조건에서 발생하는 상대성의 원칙에 대한 이론이라면, 일반상대성이론은 우주 전체를 망라하는 거대한 법칙이다. 아인슈타인이 ‘발견’한 법칙 즉 수학공식을 끝까지 규명하고 계산한 해는 ‘블랙홀’이다. 아무것도 벗어날 수 없는 중력의 경계선,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파괴적 힘, 이런 것들이 ‘일반상대성이론의 해(답)’다. 블랙홀을 실제로 발견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수학자들이 내놓은 이같은 ‘해’에 따라 열심히 관찰했더니, 실제로 우주 저 광활한 공간에 블랙홀이 존재함을 알게 됐다.

 

이 얼마나 놀라운 수학의 힘인가. 블랙홀을 예언한 것이 수학이다. 아인슈타인이라는 천재의 능력이 놀랍기만 하다. 

 

사실, 이 엄청난 두가지 예를 과거에도 조금은 흘려들은 것도 같고, 어딘가에서 본 듯도 싶지만, 이번에 한권의 책을 통해 확실히 읽었다. 스토 야스시라는 일본 도쿄대학교 대학원 물리학 교수의 책 <우주의 수학>이다. 플루토 출판사가 2024년 4월 9일 초판 발행했다.

 

‘항성’이라는 이름으로 유튜브 등을 통해 과학 커뮤니케이터 활동을 하고 있는 강성주 박사가 감수를 했고, 옮긴이 전종훈도 전자공학을 전공했고, 수많은 과학서적들을 번역한 전문가다.

 

<우주의 수학>은 수학을 가르치려는 책이 아니라, 우주가 수학으로 설명된다는 것을 이야기해주는 책이다. 그래서, 내가 이 책을 읽으며 감동받은 위의 예들을 읽고 어떤 뜻인지는 알겠지만, 그 수식을 이해하지는 못한다. 아니, 제대로 수식을 읽을 수도 없다. 그렇지만, 우주를 관류하는 수학이 있고, 그 수학은 천재에 의해 ‘발명’되는 것이 아니라 ‘발견’되는 것이라는 점은 분명히 이해했다.

 

이제 출판사가 설명하는 이 책을 조금 갖다 붙이겠다.

 

“<우주의 수학>에서 말하는 법칙이란 주로 자연계의 기본적인 물리법칙을 의미한다. 법칙이 모든 곳과 모든 시간에 예외 없이 적용되는 보편성을 가질수록 ‘최종 법칙’에 가까워지고, 우리는 언제나 최종 법칙을 발견하려고 한다.

 

요하네스 케플러는 튀코 브라헤가 쌓아놓은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행성의 운동에 관한 케플러 법칙을 발견했다. 아이작 뉴턴은 케플러 법칙에서 한발 더 나아가 행성 운동의 원인까지 밝혀냈고, 우주의 운동을 더 보편적으로 설명했다. 뉴턴에 따르면,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현상과 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현상이 본질적으로 같다.

 

그런데 일반상대성이론은 뉴턴의 법칙보다 더 근원적인 이론이다. 오늘날 일반상대성이론이 타당성을 인정받는 이유는 우주적 규모 안에서 일어나는 천체 현상을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너무 정확해서 헷갈릴만큼 정확하다. 잘 안맞는다는 반론을 의식해 아인슈타인이 ‘우주상수’라는 것을 도입하지만, 관측이 더 정밀해지고 발견이 쌓여갈수록 아인슈타인의 당초 계산공식이 맞았다는 것이 밝혀지고, “우주상수는 내 인생 최대의 실수다”고 아인슈타인이 말했다는 설이 나오는 상황이 펼쳐진다. 그것이 우주의 수학이다.

 

다시, 출판사의 책 해설 내용.

 

“도쿄대학교 스토 야스시 교수는 우주의 구조와 은하의 진화를 연구하는, 전 세계 우주론을 대표하는 학자이다. 저자는 <우주의 수학>을 통해 이 세계와 우주가 어떠한 특정 법칙에 의해 지배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놀랍게도 우리는 그 법칙을 수학을 통해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를테면 아인슈타인의 방정식 E=mc²에는 원자핵 같은 아주 작은 세계부터 드넓은 우주에서 일어나는 폭발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류의 에너지 변환에 대한 지식이 들어 있다.

 

이 책은 복잡한 수학 방정식의 구체적 의미를 다룬다거나, 독자에게 수학 방정식을 이해시키려고 하지 않는다. 예술 작품을 감상하듯이 수식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누구나 이 세계를 수식으로도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도록 안내한다.“

 

‘케플러와 뉴턴, 아인슈타인 방정식에 담긴 우주를 읽고 푸는 법, 최소한의 수식으로 이해하는 <우주의 수학>’이라는 긴 부제가 달린 이 책을 부담없이 그냥 술술 읽고나면 우주가 한층 이해가능한 존재로 다가와 있음을 알게된다. 놀라운 수학은 여전히 저 멀리 있지만....

 

끝으로 출판사가 제공하는 저자와 감수자의 소개를 붙인다.

 

▶스토 야스시= 1958년 일본 고치현에서 태어났으며, 현재 도쿄대학교 대학원 이학계연구과 물리학 전공 교수이다. 도쿄대학교 이학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이학계연구과에서 물리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공 분야는 우주물리학이며, 특히 우주론과 태양계 밖의 행성에 관한 이론 및 관측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물체의 크기ものの大きさ> <해석역학‧양자론解析力學‧量子論> <인생에 상대성이론人生一般ニ相對論>(이상 도쿄대학교 출판회, 국내 미출간) <부자연스러운 우주不自然な宇宙>(고단샤 블루백스, 국내 미출간) 등이 있다.

 

▶감수자 궤도 강성주= 우주 이야기 들려주길 좋아하는 천체물리학 박사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이다. 미국 텍사스대학교 오스틴 캠퍼스(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물리학과·천문학과를 졸업했으며, 아이오와주립대학교(Iowa State University)에서 천체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2015~2020과 국립과천과학관 기상연구사2021~2023를 지냈다. 현재 과학 전문 유튜브 채널 '안될과학'의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3년 한국과학기자협회에서 선정한 과학 커뮤니케이터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