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왕성 밖 '우주 눈사람'
우주 신비 풀 원시얼음 품었다

뉴 호라이즌스 우주선이 2019년 1월 1일 촬영한 ‘아로코트’ 이미지. / NASA

 

'우주 눈사람'을 아는가? 태양계 거의 끝의 천체 '우주 눈사람'에서 원시얼음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발견됐다.

 

태양계의 가장 바깥쪽 물체들에 대한 지식을 뒤흔드는 새로운 연구결과다. 해왕성 궤도 외측에 자리한 카이퍼 벨트의 '486958 아로코트(Arrokoth, 일명 '우주 눈사람')'가 원시얼음을 내장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눈사람을 빼닮은 아로코트는 직경 22km ‘울티마’와 14km의 ‘툴레’라는 이름이 붙은 두 미행성이 장축을 따라 결합된 35km 길이의 접촉소천체다.

 

미국의 과학매체들에 따르면, 미국 브라운대학교와 SETI연구소의 과학자들이 아로코트 내부 깊숙이 원시 얼음들이 가두어져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혜성의 진화를 연구하기 위해 자체 개발해 새 모델 덕분이다. 연구 논문의 공동 저자로 브라운대학 행성학자 샘 버치는 "오랫동안 이 얼음들이 사라졌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샘 버치와 SETI연구소 오르칸 우무한의 연구 결과는 '이카루스(Icarus)' 저널에 실렸다.

 

이 연구는 일산화탄소와 같이 온도에 민감한 얼음의 수명을 설명하지 못하는 열 진화 모델에 맞서고 있다. 새 모델은 '우주 눈사람' 같은 물체의 휘발성 높은 얼음들이 어떻게 생각보다 훨씬 오랫동안 보존되는지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런 현상을 "아로코트 안에서 더 차가워지고, 얼음이 더 적게 승화하고, 가스가 더 적게 움직이고, 훨씬 더 차가워지는 도미노 효과"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새 아이디어에 따르면 카이퍼 벨트의 물체들이 잠자고 있는 '얼음폭탄' 역할을 하면서, 수십억 년 동안 그들 내부에 휘발성 가스를 끌어안고 있다. 또 얼음 물체들이 궤도 이동으로 태양에 가까워졌을 때 격렬하게 폭발하며, 내부의 차가운 가스가 빠르게 압력을 받아 혜성으로 진화한다는 것이다.

 

샘 버치는 "태양계 바깥쪽 곳곳에 작은 물체들에 갇혀 있는 원시 물질들의 거대한 저장소들이 있을 수 있다"며 "이 물질들은 분출을 기다리거나 우리가 회수하여 지구로 가져올 수 있을 때까지 깊은 동결 상태에 놓여 있다"고 덧붙였다.

 

버치와 우무르한은 '혜성 우주생물학 샘플 반환 탐사(CAESAR·카이사르)' 임무의 공동 연구원이기도 하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가 카이사르 우주선을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에 보내 최소한 80g의 표면물질을 채취해 지구로 돌려보내는 임무를 추진하고 있다. 그 미션이 완료되면, 원시우주의 비밀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