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궤도에 UFO가?
NASA가 포착한 '다누리'!

NASA의 우주선이 포착한 달 궤도를 질주하는 다누리호. / NASAGoddard

 

우리나라 최초의 달 궤도선 다누리가 달 주위를 돌고 있는 이미지. / 항우연

 

달의 궤도를 쏜살같이 질주하는 칼날같은 비행물체가 포착됐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것은 우리나라 '다누리' 달 탐사선이었다. 

 

한국 최초의 달 궤도선 '다누리(KPLO·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호의 기이한 모습이 날카롭게 포착됐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우주선이 잡아낸 이미지에서 다누리호는 가늘고 긴 서핑보드나 측면에서 본 디스크처럼 보인다. 몸체 앞뒤로 태양전지판을 편 실물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다누리는 어떻게 UFO(미확인비행체) 같은 모양으로 자신의 임무 수행 모습을 우리에게 드러낸 것일까.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미국 우주매체 기즈모도 등에 따르면, NASA의 달 정찰 궤도선 'LRO(Lunar Reconnaissance Orbiter)'가 3월 5일과 6일 사이 다누리를 어렵게 촬영했다. 거의 평형 궤도를 도는 두 우주선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스쳐 지나갔던 것. 그 때 2009년부터 15년 동안 달 주위를 돌고 있는 LRO의 협각 카메라가 초정밀 타이밍으로 다누리호를 찍었다.

 

모두 3차례 궤도 교행 중 찍힌 스냅샷에서 보듯 다누리는 얼룩이 진 것처럼 번져 보이는 듯도 하다. 시속 1만1500km에 달하는 빠른 상대속도 때문. 카메라 노출 기간은 0.338밀리초(0.000338초)에  불과했지만 크기가 10배까지 길쭉하게 잡혔다. NASA의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LRO 운영팀은 두 우주선이 서로 스치게 될 장소와 시간을 잡아내야 했다. 정확한 궤도 계산과 카메라 운용능력 덕분에 가능했다. 당시 LRO는 달 표면보다 80km 위에, 다누리호는 LRO의 궤도보다 8km 아래 있었다.

 

두 달 궤도선이 상대방을 찍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먼저 다누리가 LRO를 촬영했다. 지난해 4월 7일 LRO의 상공 8km를 지나면서 흐릿한 이미지를 포착했다. NASA가 제공한 섀도캠(ShadowCam) 장비가 큰 몫을 했다. 이에 응수하기라도 하듯 LRO는 지난달 다누리호의 날씬한 모습을 잡아냈다. 

 

항우연은 이를 "달에서 음속의 9배로 움직이며 0.0003초만에 다누리 포착 성공"이라고 소셜미디어 X에 전했다. 

 

'달의 파파라치'라는 별명의 LRO는 인도의 찬드라얀 3호와 같은 달 탐사선, 러시아의 루나 25호와 일본의 하쿠토 RM1호 등 실패작들의 사진도 포착한 바 있다.

 

다누리는 2022년 8월 5일 미국의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스페이스X 팰컨9에 실려 발사되었고 그해 12월 17일 달 궤도에 진입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달 남극의 음영지역 촬영 등 임무를 위해 설계된 다누리의 임무기간을 2025년 12월까지 2년이나 더 늘렸다. 다누리는 심우주통신망 서비스 등 NASA와 협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