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 대신 햇빛 튕겨 전진"
NASA, 돛 단 '우주범선' 쏜다

범선과 같은 원리에 따라 돛으로 햇빛을 튕겨 전진하는 우주선이 4월말 발사된다. / NASA

 

돛을 단 우주선. 연료를 태워 추진력을 얻는 대신, 햇빛을 튕겨내며 앞으로 가는 우주선이 나온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에 따르면, 바람의 힘으로 항해하는 범선의 원리를 닮은 신개념 우주선이 이달 말 발사된다. 이번 우주선은 햇빛을 튕겨내는 커다란 돛을 펼쳐 추진력을 만든다. 동체에 연료를 따로 실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장거리·장기간 우주 비행 시대를 열 기술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NASA는 미국시간 10일 우주에서 돛을 펼쳐 추진력을 만들어내는 신개념 우주선 ‘솔라 세일’을 4월 24일 뉴질랜드 발사장에서 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솔라 세일의 겉모습은 떠다니는 보자기처럼 보인다. 보자기 같은 부분이 돛인데, 소재는 일종의 합성고무인 ‘폴리머’다. 두께가 머리카락의 40분의 1인 2.5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할 정도로 얇다. 여기에 알루미늄을 코팅했다. 솔라 세일에서 돛은 태양에서 나오는 광자를 튕겨내 추진력을 만드는 도구다. 지구의 범선이 돛으로 바람의 힘을 받아내는 데 비해 솔라 세일은 돛으로 광자를 받아내는 원리다.

 

광자가 돛에 맞고 튕겨나갈 때 생기는 반발력이 솔라 세일을 앞으로 나가게 하는 힘이다. 이같은 원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솔라 세일은 일종의 ‘우주 범선’인 것이다.

 

솔라 세일은 미 민간우주기업 로켓 랩이 제작한 로켓에 실려 뉴질랜드 발사장에서 지구 상공 1000㎞까지 올라갈 예정이다. 이 고도에서 솔라 세일은 로켓에서 분리돼 돛을 펼친다. 돛을 완전히 펼치는 데 총 25분이 걸린다. 

 

NASA가 솔라 세일을 개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주선 안에 연료를 실을 필요가 없다는 장점 때문이다. 현재 로켓은 연료를 태울 때 생기는 추진력을 이용해 앞으로 나아간다. 등유나 액체수소 같은 물질을 동체 안에 실어 연소시키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연료는 언젠가는 바닥이 날 수밖에 없어 오랫동안 우주비행을 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그에 반해, 솔라 세일은 햇빛만 있다면 어디서든 추진력을 만들어낸다. 우주에서 돛만 펼치면 된다. 행성이나 소행성 여기저기를 오랫동안 돌아다니며 탐사하는 일이 가능하다. 기계적으로 복잡한 로켓 엔진이 필요 없기 때문에 우주선 발사 비용도 낮아진다. 이번에 발사되는 솔라 세일은 한변 길이가 약 9m인 사각형이다. 면적은 약 80㎡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