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5개월만의 교신 성공"
먼 우주 보이저 1호, 살아있다!

2012년 성간 우주에 진입한 보이저 1호 개념도 / NASA·JPL-Caltech

 

인간이 만든 물체로 우주의 가장 먼 거리를 순항 중인 ‘보이저 1호(Voyager 1)’. 보이저 1호가 의미 있는 신호를 오랜만에 지구로 보내오기 시작했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는 미국시간으로 4월 20일 무려 5개월 만에 처음으로 탐사선의 판독할 수 없는 ‘횡설수설 데이터’ 수신 상태에서 벗어났고, ‘역사상 가장 위대한 항해자’는 다시 임무를 이어가게 됐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와 스페이스닷컴 등에 따르면, 보이저 1호는 탑재된 엔지니어링 시스템의 일부 결함을 수정받는 데 성공했다. 보이저 비행팀 과학자들의 시스템 복구 노력이 통한 것이다. 아직은 겨우 탐사선의 건강과 작동 상태에 대한 사용가능한 정보를 얻은 것이지만, 다음 단계로 유효한 과학 데이터를 수신하고 해독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기뻐하고 있다. 

 

“와!” 20일 JPL 회의실에선 애타게 희소식을 기다리던 팀원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소셜 미디어 사이트 X의 NASA 공식 보이저 계정은 축하의 의미를 담아 "안녕, 나야"라는 간단한 메시지를 올렸다.

“안녕, 나야.” 보이저 1호의 데이터 전송 재개를 알리는 NASA의 ‘X’ 계정. / X, NASA Voyager

 

11년 동안 성간 우주를 탐험하고 지구로부터 240억km 떨어진 곳에 있던 보이저 1호는 지난해 11월 14일 이해할 수 없는 '이진 코드(NASA 비행팀과 통신하는 데 사용하는 0과 1로 구성된 컴퓨터 언어)' 데이터를 보내면서 과학자들에게 혼선과 낙담을 안겼다. 보이저 1호의 지구와의 먼 거리와 노후화로 수명이 다해가는 듯 보였다. 

 

JPL의 보이저 엔지니어링 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몇 가지 독창적인 연구에 매달렸다. 지난 3월 연구팀은 비행 데이터 하위시스템(FDS)에서 문제를 확인했다. FDS는 과학과 공학 데이터가 지구로 전송되기 전 패키징을 담당하는 컴퓨터. 연구팀은 FDS 메모리의 고장 난 코드를 같은 메모리의 다른 곳에 배치했고, 고장 난 코드를 섹션으로 나눈 뒤 해당 섹션을 FDS의 다른 장소에 저장하도록 했다. 그런 다음 우주선의 공학 데이터를 포장하는 데 필요한 코드를 골라낼 수 있었다. 연구팀이 라디오 신호를 보이저 1호 FDS 메모리에 보낸 것은 4월 18일. 신호는 지구에서 240억km 넘게 떨어진 보이저 1호까지 22시간 반이 걸렸고, 신호가 다시 지구로 돌아오는 데 같은 시간이 걸렸다. 연구팀은 4월 20일 우주선으로부터 답장을 받고 수정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쌍둥이 보이저 1, 2호는 태양계를 연구할 목표로 1977년에 발사되었다. 타이탄 3E 센타우르 로켓에 실려 지구를 떠난 두 탐사선 중 출발은 보이저 2호가 6일 앞섰다. 목성과 토성을 지나 계속 전진한 보이저 1호는 2012년에 성간 우주, 즉 별들 사이의 우주로 들어갔다. 보이저 2호도 천왕성과 해왕성을 지난 뒤 2018년에 성간 우주로 진입했고 정상적으로 작동 중이다. 이 쌍둥이 우주선이 태양계를 떠난 최초이자 유일한, 인간이 만든 물체다. 

 

보이저 임무는 언젠가 끝난다. 보이저 1호의 초기 임무 설정은 불과 4년이지만 아직도 미션을 이어가고 있다. "두 우주탐사선은 지구로 신호를 보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힘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약 2036년까지 심우주 네트워크 범위에 남아있을 수 있다.” 이같이 평가하고 있는 NASA는 최소 하나의 탐사선이라도 계속 작동되기를 희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