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서 문자를 주고받아?
노키아, 월면 LTE 구축 나섰다

노키아의 안테나를 장착하고 있는 LTE 시스템이 가동되는 달 표면의 상황을 이미지로 나타냈다. / Nokia, space.com

 

달 표면에 LTE 시스템이 구축되면 어떤 일이 생길까. 달에서도 지구와 같이 인터넷을 하고, 문자와 이미지를 주고 받을 수 있게 된다. 꿈같은 일이지만, 실제로 추진되고 있다. 물론, 지구와 달 사이의 자유로운 교신은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 

 

통신장비업체 노키아가 달에서 쓸 수 있는 LTE 네트워크 구축에 나선다. 이르면 올해 말부터 곧바로 월면에 LTE 시스템 구축을 위한 첫 발을 뗄 전망이다. 미국 우주미디어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노키아는 현재 달에서 활용할 4G(LTE) 통신 시스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완전히 새로운 기술을 만드는 것은 아니고, 기존에 지구에서 쓰던 하드웨어를 달 환경에 맞게 조정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노키아의 달 전용 4G 시스템 개발은 미국 항공우주국 NASA가 추진하고 있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NASA는 2020년 14개의 민간업체와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위한 기술 개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는데, 당시 노키아는 달에 최초의 셀룰러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1410만 달러를 지원받았다.

이르면 올해말 달에 4G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계획의 첫 단계가 시작된다. 노키아는 민간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IM-2 임무의 일환으로 통신장비를 달에 보낼 예정이다.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오디세우스' 달 착륙선은 올해 2월 세계 민간기업 중 처음으로 달 착륙에 성공한 바 있다.

노키아의 통신 장비가 달에 무사히 도착하게 되면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노바-C 달착륙선과 달 탐사 임무를 맡은 2대의 차량과 무선 연결을 시도하게 된다.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마이크로-노바 호퍼 차량과 또다른 민간우주업체 루나 아웃포스트의 MAPP 로버가 노키아 통신 장비의 근거리-원거리 실행 가능성을 실험하게 된다.

이번 첫 실험의 목표는 달 환경에 적합한 우주용 통신 장비를 확보하는 것이다. 지구와 달리 달은 극한의 저온 환경, 우주 방사선 등이 존재해 통신 장비 가동을 위해서는 내구성을 훨씬 더 높여야 한다. 실험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노키아가 개발하는 4G 달 네트워크는 기존에 우주 통신에 활용됐던 초고주파(UHF) 시스템보다 훨씬 더 많은 주파수 대역폭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지금도 우주비행사들이 우주 공간에서 무선 통신을 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지구에서처럼 고해상도 사진·영상이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주고 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4G 달 네트워크가 구축되면 현재처럼 단순한 무선 통신을 넘어서 달에서 지구와 같이 인터넷이나 문자 등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달에 있는 우주인이 개인 디바이스를 네트워크에 연결해 각종 앱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4G 망을 통해 달 탐사 임무를 맡게 될 로봇, 로버 시스템을 더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스페이스닷컴은 노키아의 4G 달 네트워크가 성공적으로 정착된다면 향후 화성용 통신 네트워크나 5G 네트워크 개발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NASA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통해 달을 우주 탐사의 전초기지로 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단순히 달에 사람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달 궤도에는 우주정거장 '루나 게이트웨이'를 띄우고, 달 표면에도 지상 달 기지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4G 달 네트워크는 이렇게 구축된 달 상주기지를 운용하는 데도 기여할 전망이다.

다만 달에 구축되는 4G 망이 지구-달 간 무선통신을 가능하게 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달에 4G 망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더라도 당장은 달 기지와 로봇, 로버 등을 연결하는 데에만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