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화성엔 생명체가?"
생명 필수요소 '망간' 찾았다

'큐리오시티'가 발견... 산소 많은 지구 호수에 망간 풍부

화성 게일 분화구의 옛 호수 가장자리 머레이 층의 일부. / NASA

 

아주 아주 오래전, 태양계가 막 형성된 시기의 화성은 지구와 비슷한 환경이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왔다. 그 말은 생명체가 있었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황량한 '붉은 행성' 화성의 암석에서 생명체의 필수 요소인 화학원소 망간이 발견됐다. 수십억 년 전 이곳에서 지금과 달리 물이 흘렀다는 증거가 된다. 또한 흔적으로만 남아있는 강과 호수에는 미생물이 널려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고대 화성이 지구와 비슷한 환경이었다는 추정도 가능하다.

 

우주매체 스페이스닷컴 등에 따르면, 화성 탐사선 '큐리오시티(Curiosity)'가 망간 암석의 넓은 들판을 포착한 이미지를 미 항공우주국 NASA에 보내왔다. 암석 샘플은 직경 154km의 게일 분화구의 호수 바닥에서 채취한 것. 이 암석들은 점토 광물이나 물에서만 형성될 수 있는 것이어서 과학자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화성에 망간 원소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로스알라모스 국립연구소(LANL)의 연구팀이 큐리오시티가 포착한 사진과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밝혀졌다. 탐사선의 기기 켐캠(ChemCam)이 큰 몫을 담당했다. 켐캠 기술로 암석 샘플에 레이저를 쏘아 플라스마를 만들고, 로버 내부의 분광계가 플라스마의 빛을 측정해 원소 조성을 추론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결과는 5월 1일 자 ‘지구물리학 연구 저널: 플래닛(Journal of Geophysical Research: Planets)'에 실렸다.

 

화성 탐사선 ‘큐리오시티’ 셀프 사진. / NASA

 

큐리오시티가 게일 분화구에서 소량의 망간 산화물을 처음 발견한 것은 2016년. 그러나 이번에는 머레이 층(Murray Formation)이라고 불리는 퇴적층 이암(mudstone)에서 훨씬 더 많은 양의 망간 산화물이 나왔다.

 

"화성 표면에서 망간 산화물이 형성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우리는 망간 산화물이 호수 퇴적물에서 높은 농도로 발견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LANL 연구팀의 패트릭 가스다 연구원은 놀라움을 나타내며 이같이 말했다. "지구에서 이런 종류의 퇴적물은 대기의 높은 산소와 망간 산화 반응의 촉매를 돕는 미생물 때문에 발생한다"며 "화성에서는 생명체에 대한 증거가 없고, 화성의 고대 대기에서 산소를 생산하는 메커니즘도 불분명하기 때문에 이곳에서 망간 산화물이 어떻게 형성되고 농축되었는지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니나 란자 켐캠 연구 책임자도 "망간 광물은 지구의 호수 가장자리나 산소가 많은 물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고대 화성에서 눈에 띄는 특징을 발견했다"고 놀라워했다. 

 

이 발견은 여러가지 질문으로 이어진다. 큐리오시티에 의해 발견된 망간의 존재가 화성에 고대 미생물이 살았다는 증거가 될 수 있을까? 이 광물은 미생물들에게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했을까? 지구에서는 화학물질이 대기 중의 산소를 통해 발달한다. 화학물질은 미생물이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망간과 함께 더욱 풍부해진다. 따라서 어느 순간에라도 화성에 생명이 존재했다면, 망간이 매우 유용하게 작용했음을 추정할 수 있다. 

 

큐리오시티(Curiosity) 탐사로버는 2012년 화성의 적도를 따라 게일 분화구에 착륙한 이후 화성의 표면을 탐사 중이다. 화성 표면이 생명체를 지탱할 수 있는지를 알아내는 것도 중요한 임무. 소형차 크기의 로버형 큐리오시티의 탐사 이동거리는 31km에 달한다. 얼마나 더 많은 생명의 증거들을 찾아낼지 과학계의 시선이 쏠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