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의 신' 아포피스 소행성
"2029년 지구 근접, 관측 기회"

2029년 4월 지구에 근접하는 소행성 아포피스의 상상도. / NASA,JPL

 

지구를 위협하는 소행성. 그 소행성을 지켜보면서 우주의 기원을 연구하거나 지구를 파괴로부터 구해내는 과학자들. 이 극적인 상황이 2029년 4월에 실제로 벌어진다. 

 

이집트의 '혼돈과 파괴의 신' 아포피스(Apophi) 이름을 딴 소행성이 5년뒤 지구에 근접한다. 305m 너비의 거대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만큼 큰 소행성이 지구로부터 4만8300km 떨어진 공간을 지나간다. 지구에 피해를 줄만큼 가까운 것은 아니지만, 우주적 거리로 보면 무척이나 가깝게 스쳐지나가는 셈이다. 

 

2029년 4월 13일, 지구인의 맨눈으로도 관측할 수 있는 거리에 다다르는 아포피스 소행성은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소행성 관찰 우주선 Osiris-Apex(처음 발사될 때는 Osiris-Rex로 불렸음)가 옆에서 지켜보게 될 것이고, 가능하다면 다른 관찰위성들도 그 주위에 합류하게 될 것이다. 

 

우주미디어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1000년에 한번 생길 법한 천문학적 관측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과학계에서도 분주하다. 독일의 JMU(Julius-Maximilians-Universität) 대학 연구팀은 이번 소행성 연구가 극도로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다양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태양계의 발생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가 됨은 물론이고, 지구방어를 위한 적절한 표적이기 때문이다. 

 

2004년에 발견된 아포피스 소행성은 빠르게 '잠재적으로 위험한 소행성(PHA)', 또는 지구로부터 20개월 거리 이내에 오는 폭이 140m 이상인 소행성의 위험을 측정하는 표의 맨 위에 올랐다. 17년 동안 최고의 위험물로 계속 위치해 있다가, 2021년 3월, 거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높이만큼 넓은 우주 바위인 이 소행성의 근접 비행이 NASA 과학자들이 적어도 100년 동안은 지구에 충돌하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이후에나 위험성이 해소됐다. 

현재, 아포피스가 가까운 미래에 지구와 충돌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2029년에 그 과학적인 영향은 여전히 엄청날 것이기 때문에, 세계 각국의 우주 기관들은 그것의 궤적을 면밀히 추적할 것이다. 

 

게다가, 아포피스는 어린 태양 주변의 남은 물질에서 나온 행성들과 비슷한 시기에 형성된 소행성으로서, 또한 연구자들에게 약 46억년 전에 태양계의 화학적 구성이 무엇이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리는 태양계의 약 130만개의 소행성을 알고 있지만, 그 중 2500개는 잠재적으로 위험하다고 간주되지만, 소행성을 연구하기 위한 우주선 임무는 상대적으로 드물다. 지금까지 현장에서 소행성을 연구하기 위해 배치된 임무는 20개에 불과하며, 이는 앞서 언급한 오시리스, 일본의 하야부사1 및 하야부사2, ESA의 로제타 탐사선, 그리고 현재 목성과 궤도를 공유하는 트로이 소행성으로 이동 중인 소행성 탐사선 루시를 포함한다. 


OSIRIS-APEX로 이름을 바꾼 OSIRIS-REX는 2029년 아포피스의 지구 근접을 지켜보는 것도 중요한 임무다. / NASA

 

JMU팀의 관측위성은 아포피스가 2029년 4월 지구에 근접함에 따라 두달 동안 합류하게 될 작은 위성이다. 이 우주선은 심지어 멀어지더라도 몇 주 동안 '우주암석'과 붙어 있게 될 것이다. 임무가 진행되는 동안, 아포피스의 사진을 찍고 궤도가 바뀜에 따라 일어나는 소행성의 변화를 관측하게 된다. 

이 특별한 임무는 장기간 동안 우주선이 자율적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또한 아포피스가 지구 근처에 도착하기 전에 적어도 1년은 발사되어야 한다. 

 

ESA가 추진하는 또다른 우주선과의 통합을 통해, 태양계의 역사에 대해서도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게 된다. 어린 태양 주위의 남은 물질로부터 행성들과 비슷한 시기에 형성되었던 소행성으로서, 아포피스는 연구자들에게 태양계의 화학적 구성이 약 46억년 전에 무엇이었는지를 알게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