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발견 '지구형 외계행성'
그곳엔 생명체 있을까?

국제연구팀 "55광년 떨어진 곳 스페큘루스-3b 찾았다"

적색왜성을 공전하는 '지구형 행성' 스페큘루스-3b의 상상도. / NASA, JPL

 

지구 비슷한 크기이면서, 태양 같은 '별'을 공전하는 '지구형 행성'이 또 발견됐다. 태양계 밖이지만 51광년밖에 떨어지지 않은 '지구 같은 행성'이다. 물론, 외계 생명체 발견 가능성 때문에 가장 주목받는 항성-행성 구조다. 먼저 태양 역할을 하는 '별'을 찾았고, 그 별을 관측하는 과정에서 '지구 같은 행성'을 발견했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 천문학(Nature : Astronomy)'에 발표되고 우주미디어 스페이스닷컴 등에 미국시간 15일 보도된 바에 따르면, 국제연구팀이 태양계 밖에서 지구와 비슷한 행성이 별을 공전하는 모습을 포착했다. 지구형 외계 행성이 발견된 것은 2017년 지구와 비슷한 행성 7개가 하나의 별을 도는 모습이 확인된 이래 두번째다. 과학계는 지구처럼 생명이 살 수 있는 행성이 지금까지 생각보다 우주에 더 많다는 증거로 받아들이고 있다.

 

스페큘루스(SPECULOOS) 국제연구팀은 “목성 크기의 매우 차가운 적색왜성 스페큘루스-3과 그 주위를 공전하는 지구형 행성 스페큘루스-3b를 찾았다”고 발표했다. 왜성은 이름 그대로 작고 빛이 약한 별이다. 스페큘루스 프로젝트는 칠레 아타카마 사막의 파라날 천문대에서 진행되는 외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큰 별을 찾는 국제 연구로 벨기에 리에주대를 중심으로 영국 케임브리지대, 버밍엄대,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 스위스 취리히 공대, 베른대 등이 참여하고 있다. 

 

목성 크기 별을 도는 지구 크기 행성 스페큘루스-3b. / space.com

 

스페큘루스-3b는 지구에서 약 55광년(1광년은 빛이 1년 가는 거리로 약 9조4600억㎞) 떨어진 곳에서 초저온 적색왜성인 스페큘루스-3을 돌고 있다. 2017년 40광년 떨어진 왜성 ‘트라피스트-1(TRAPPIST-1)’을 도는 행성 7개를 찾은 데 이은 두번째 '지구형 행성'을 발견한 것이다. 

 

초저온 적색왜성은 우리은하의 별 중 70%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그만큼 주변에 생명체가 살기 적합한 외계 행성도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연구팀은 전세계에 구축한 로봇 망원경 네트워크를 이용해 적색왜성 주위를 도는 외계 행성을 찾았다. 연구팀은 천체망원경으로 스페큘루스-3 왜성을 관측하던 중 주기적으로 밝기가 변하는 것을 발견했다. 행성이 별을 공전하면서 지구로 오는 빛을 주기적으로 가린 것이다. 외계 행성은 이렇게 간접적인 방식으로 존재를 알 수 있다.

 

이번에 연구진이 발견한 스페큘루스-3은 태양 온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외부 평균 온도는 섭씨 2600도로 왜성 중에서도 낮은 편이다. 질량은 태양의 10분 1, 밝기는 100분의 1 수준이다. 수명은 태양보다 100배 이상 길다. 스페큘루스-3 정도되는 초저온 적색 왜성은 수명이 약 1000억년 정도다.

 

지구는 태양을 공전하는 데 1년이 걸리지만, 스페큘루스-3b의 공전 주기는 채 하루가 되지 않는다. 연구진은 스페큘루스-3b가 스페큘루스-3을 한 바퀴 공전하는 데 약 17시간 걸린다고 밝혔다. 또 스페큘루스-3b는 지구의 달처럼 공전과 자전 시간이 같아 항상 한 면만 별을 향하고 있다. 달처럼 늘 빛을 받는 앞면과 늘 어두운 뒷면으로 나뉘어 있다. 

 

스페큘루스-3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왜성의 수명이 길어 행성이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을 만한 온도를 오래 유지할 수는 있으나, 스페큘루스-3에서 받는 에너지가 지구보다 16배 높은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회의적 시각이 많다. 초강력 에너지로 인해 행성에 대기가 있을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하지만, 초저온 적색왜성을 연구하는데는 매우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연구팀은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으로 스페큘루스-3b 표면의 광물까지 연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스페큘루스 프로젝트에는 오리온과 아폴로라는 두 개의 망원경을 새로 도입해 외계행성 탐지 속도를 높여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