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표면에 '신비한 구덩이'
화성 기지-대피소로 딱!

NASA 화성정찰궤도선, 적도지역에서 포착

NASA의 화성정찰궤도선이 포착한 화성 표면의 신비한 구멍. / NASA

 

황량한 행성 화성의 표면에 컴컴하고 둥근 구멍이 발견됐다. 그 정체는 무엇일까? 이 구멍의 폭은 몇 미터에 불과하지만 얼마나 깊고 그 안에 무엇이 있을지 수수께끼다. 정체불명의 신비한 구덩이가 과학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혹독한 화성 환경에서 미래 우주비행사들의 지하 대피소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우주매체 '사이언스 얼러트(Science Alert)'와 퓨처리즘 등에 따르면, NASA의 화성정찰궤도선(MRO)이 화성의 표면에서 또 다른 흥미로운 지형을 발견했다. 주인공은 화성의 거대 화산 중 하나인 아르시아 몬스(Arsia Mons) 지역에 위치한 구덩이. MRO의 ‘고해상도 이미징 과학실험(HiRISE)’ 카메라가 낯선 풍경을 촬영했다. 이미지로 본 구덩이는 광대한 용암동굴 네트워크로 이어지는 '채광창(skylight)'일 수도 있다. HiRISE는 과거에 이러한 지하 구조물로 이어지는 구멍들, 이른바 채광창을 촬영한 적이 있다.

 

'작은 구덩이'라는 별명의 이 지형은 순상 화산인 '아르시아 몬스(Arsia Mons)'의 거대한 그림자에 자리 잡고 있다. 화성 적도 근처의 평평한 화산 고원인 아르시아 몬스는 태양계의 최대 화산 중 하나다. 화산 활동이 빚어낸 용암동굴은 용암이 흘러 형성된 천연 동굴. 지구에서는 다양한 생명체에게 은신처를 제공하고, 화성에선 인간 탐험가들에게 가혹한 화성의 환경으로부터 절실히 필요한 보호를 제공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번에 포착한 화성 구덩이는 어떻게 형성되었을까. 몇 미터에 불과한 폭, 한때 화산활동이 활발했던 지역에 위치하기 때문에 용암동굴의 채광창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그러나 단순한 원통형 구덩이일 것이란 추정도 있다. '유니버스 투데이(Universe Today)'에 따르면 아르시아 몬스 구덩이의 깊이는 약 178m. 하와이에서 발견된 구덩이 분화구(깊이 6~186m, 폭 8~1,140m)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추정하면 그렇다. 

 

화성의 혹독한 여건으로는 우선 기압이 꼽힌다. 화성의 기압은 지구 해수면 기압의 0.7%에 불과하기 때문에 압력복을 입거나 특화된 공간에서 살아야 한다. 기압 못지않은 복병은 방사선. 화성은 자기장이 없고 대기가 얇기 때문에 지구보다 훨씬 높은 방사선 수준에 노출된다. 화성 탐사선 오디세이(Mars Odyssey)의 측정에 따르면 화성의 방사선 수준이 우주비행사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쐬는 것보다 최소 2.5배 더 높다. 게다가 우주 광선과 태양풍에 수시로 노출될 뿐만 아니라 때때로 태양 플레어로 인해 치명적인 방사선 폭발이 발생한다.

 

화성의 용암동굴이 과학자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그것들은 겉보기에는 지질학적 활동 시대의 흔적이라는 점이다. 또 화성 탐험 우주비행사가 엄청난 먼지 폭풍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는 피난처로 쓰일 수도 있다. 게다가 이 동굴은 지구상의 동굴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우주비행사가 가혹한 우주 방사선으로부터 보호될 수 있는 기지로 활용할 수 있다. 화성의 방사선에 대한 보호막 역할은 깊은 구덩이, 용암동굴 같은 동굴이 맡아줄 것으로 기대된다. 다행스럽게도 이런 자연 지형은 화성의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발견된 화성의 구멍이 더 큰 지하동굴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아르시아 몬스(Arsia Mons)에 있는 흥미로운 구덩이를 발견한 것을 계기로 화성 용암동굴에 대한 지속적인 탐색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잠재적인 지하 세계를 탐험하기 위해 미래의 로봇 기술이 필수적이다. 화성의 인간 기지가 장기적으로 추진되는 가운데, 곳곳에서 구체적인 진전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