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탐사도 이젠 친환경!"
세계 첫 나무 인공위성 완성

日대학+기업 '리그노샛' 만들어 JAXA에 전달... 올 9월 ISS로!

친환경 인공위성으로 기대를 모으는 ‘리그노샛’ 1호기. / 스미토모임업·교토대학

 

세계 최초의 목조 인공위성 '리그노샛(LignoSat)' 1호기가 드디어 첫선을 보였다. 일본 교토대학과 스미토모임업은 지난 5월 28일, 4년간 공동 개발해 온 초소형 나무위성의 완성을 발표했다. 이로써 리그노샛의 성공적인 임무 수행과 지구 귀환 중 우주 쓰레기를 양산하는 금속 인공위성의 대체재로서의 효용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미토모임업과 우주매체 기즈모도 등에 따르면 이 위성은 4일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에 인도된 뒤 올해 9월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발사된다. 리그노샛을 ISS로 데려갈 발사체는 스페이스X의 화물선 '카고 드래건(Cargo Dragon)'. ISS로 운반된 리그노샛은 일본의 '키보(kibo)' 모듈에서 발사되어 가혹한 우주환경을 견뎌야 한다.

 

리그노샛은 2020년 4월부터 태동을 시작한 초소형 큐브샛(CubeSat)이다. 목련 나무로 만들었고 한 변의 길이는 약 10cm로 정사각형이다. 얼핏 봐도 커피 머그잔 크기만 하다. 무게는 약 2파운드로 1kg이 채 되지 않는다. 위성 전체가 목재로만 제작된 것은 아니고 일부 부품 소재는 알루미늄이다. 

 

지금까지는 금속으로 만든 인공위성이 지구 귀환 때 우주 쓰레기(space debris)를 남기는 부작용이 심각했다. 대기권에서 연소하면서 생겨난 작은 금속 입자가 우주 환경을 오염시켜온 것. 지난해 10월 발표된 연구에서는 성층권의 황산 에어로졸(공기 중에 떠 있는 고체 또는 액체 상태의 입자)에 포함되는 금속 입자의 약 10%가 인공위성 등에서 생겨난 것으로 추정되었다.

 

나무위성의 우수성은 매력적이다. 금속의 연소로 생기는 입자는 지구의 기후나 통신에 악영향을 미치지만, 목재는 대기권에 재돌입할 때 타버리기 때문에 금속 입자의 영향을 경감하는 효과가 있다. 또 목재에는 전자파나 지자기를 투과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안테나 등의 기기를 내부에 설치해 위성의 구조를 간소화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번에 완성된 목조 인공위성의 개발은 2022년 3~10월에 걸쳐 '키보'의 선외 실험 플랫폼에서 목재 우주 노출 실험, 각종 지상 시험(진동 시험, 열진공 시험, 아웃 가스 시험 등)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키보 모듈 실험에서는 큰 온도 변화나 강력한 우주선에 노출돼도 목재의 균열·휨·박리가 발생하지 않았고 강도와 내구성까지 확인됐다. 지상의 시험에서도 정밀 기기·광학 부품 영향 등 기준을 통과했다.

 

리그노샛 1호기의 목재로는 스미토모임업의 몬베츠 사유림에서 벌채된 목련 나무가 쓰였고, 나사나 접착제를 쓰지 않는 전통적인 기법으로 조립됐다. 리그노샛 1호기는 ISS에서 발사된 뒤 목조구조의 변형, 내부의 온도분포, 지자기, 소프트 오류를 측정하여 교토대학 통신국에 송신하게 된다.

 

리그노샛 팀은 이번 나무위성의 개발 노하우와 운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앞으로 2호기의 설계나 계측 데이터를 검토하고 목재 이용을 늘릴 계획이다. 교토대학교 교수로 우주비행사인 도이 다카오는 “지속가능한 자원으로서 목재의 잠재력을 확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향후 달이나 화성 등 우주 공간에 목재를 활용해 인간 서식지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