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유일 금성 탐사선, 임종?
‘아카츠키’ 10년만에 교신 끊겨

지상과 연락이 끊긴 금성 탐사선 ‘아카츠키’ 개념도. / JAXA

 

일본이 세계 네번째로 성공적으로 쏘아올린 금성 탐사선 ‘아카츠키(あかつき, 새벽)'. 2010년 쏘아올려진 이후 14년 동안 금성 궤도를 돌며 활동한 끝에 지상과 연락이 두절됐다. 금성 궤도를 돌며 금성의 생생한 모습을 지구에 알려온 현재 유일한 금성 연결선이 끊긴 셈이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우주선과의 통신 재개를 위해 한 달여 노력한 뒤 안타까운 사실을 5월 29일 털어놓았다.

 

JAXA는 "4월 말 교신 이후 저자세 안정 제어 모드 기간이 길어져 아카츠키와 연락이 끊겼다”며 “현재 우주선과의 통신을 재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JAXA 홈페이지에 실린 <금성 탐사선 '아카츠키'와의 통신 상황에 대해서>라는 공지를 통해서다. 우주선이 제어 모드에서 장시간을 보내다 보니 정확한 자세 유지가 어려웠던 탓이라는 것이다.

 

JAXA에 따르면, 아카츠키는 발사 후 4년 반의 설계 수명을 이미 초과했다. 현재 운용 후반 단계에 있기 때문에 현재 향후 대응을 고민하던 차였다. JAXA는 2018년 프로젝트 종료심사를 받은 아카츠키의 앞날에 대해 “방침이 결정되는 대로 알려드리겠다”고 덧붙였다.

 

2010년 5월 21일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아카츠키. 그해 12월 금성에 도착해 2년간 탐사할 예정이었던 아카츠키는 비행 도중 주 엔진에 고장이 났다. 때문에 우주선의 초기 탐사는 태양 주위를 돌다가 2015년에야 간신히 금성 타원 궤도에 진입했다. 아카츠키는 진입 5시간 후 근적외선 카메라, 중간적외선 카메라, 자외선 카메라를 사용하여 첫번째 금성의 사진을 촬영했다. 그러나 설계된 것보다 더 많은 태양 복사에 노출돼 아카츠키의 하드웨어는 일찌감치 노후화를 면치 못했다.

 

그 이후로도 아카츠키는 전력 문제 등 다른 결함에 시달렸다. 2016년 후반 들어 카메라 5개 중 2개에서 알 수 없는 전력 변동이 발생했다. 그 여파로 전력 시스템 고갈을 방지하기 위해 전원을 끄는 등 초절전 모드로 돌입. 그러나 아카츠키는 어려운 상황을 최대한 활용한 끝에 10년 동안 근근이 임무를 수행해 왔다.

 

NASA에 따르면 아카츠키의 임무는 "금성의 독성 대기와 초고온 화산 표면을 관찰하는 것"이다. 그밖에 금성의 기상 패턴 연구, 두꺼운 구름 속에서 번개 확인도 포함된다. 아카츠키는 일본을 세계 4번째로 금성 주변의 궤도 진입에 성공한 국가로 올려놨다. 일본에 앞서 금성에 탐사선을 보낸 국가는 소련, 미국, 유럽이다.

 

한편, 금성에 대한 새로운 탐사 임무는 NASA의 ‘베리타스(VERITAS)’와 ‘다빈치+(DAVINCI+)’, 로켓랩의 민간 임무, ISRO(인도우주연구기구)의 임무, 유럽 우주국(ESA)의 ‘엔비전(EnVision)’ 등이 대기하고 있다. 발사 예정일은 베리타스 2028년 초반, 다빈치+ 2029년, 엔비전은 2030년대 초반으로 잡혀 있다. 이들 임무가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금성의 기원과 진화, 지질학적 및 기상적 활동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여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