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인 우주선 '스타라이너'
보잉, 마침내 발사 성공!

NASA와 계약 후 13년 만에... 발사 하루 뒤 ISS 도킹 시도

아틀라스-5 로켓에 실려 발사되는 보잉의 유인우주선 CST-100 스타라이너. / Boeing

 

드디어 발사에 성공했다. 미국의 대표적 항공우주기업 보잉이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우주선을 쏘았다. 그것도 유인 우주선이다. 스타라이너(Starliner)다. 보잉의 자존심 뿐 아니라, 며칠 동안 계속 홈페이지의 맨 앞장에 발사 소식을 전하고 있던 미국 항공우주국 NASA도 체면이 살아났다. 보잉은 첨단 기술능력을 자랑했고, NASA는 안전한 우주탐사를 내세웠다. 

 

보잉의 유인 우주선 '스타라이너(CST-100)'가 3차 시도 끝에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안전하게 도킹하면, 오랫동안 우주선 개발과 발사 지연에 시달려 온  보잉은 일단 안도할 수 있게 됐다. NASA와 관련 계약을 맺은 지 13년 만이다. 이로써 선두주자 스페이스X를 뒤쫓는 경쟁에 정상적으로 나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NASA, 보잉, 유나이티드론치얼라이언스(ULA)와 우주매체 스페이스뉴스 따르면 스타라이너는 미국 동부표준시 5일 오전 10시 52분, 한국시각 오후 11시 52분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기지에서 ULA의 아틀라스-5 로켓에 실려 ISS를 향해 발사됐다. 스타라이너는 발사 후 하룻동안 비행한 뒤 지구 위 상공 430㎞의 ISS와 도킹을 시도한다.

 

스타라이너에는 부치 윌모어 사령관(61)과 수니 윌리엄스 조종사(58) 등 우주 비행사 2명이 탑승했다. 부치와 수니는 비행 중 환경 제어, 디스플레이 제어 시스템을 테스트하고 추진기를 조종하여 우주선이 의도한 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한다. 6일 ISS에 도착하면 NASA의 4명, 러시아 연방우주공사(Roscosmos)의 3명 등 7명의 우주비행사와 합류하고 약 1주일 간 그곳에 머문다. 두 우주비행사는 태평양이 아닌 미국 서부 육지로 낙하 귀환할 예정이다.

 

부치 윌모어(오른쪽)와 수니 윌리엄스(왼쪽) 우주 비행사가 스타라이너 캡슐 안에서 이륙을 기다리고 있다. / NASA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스타라이너의 성공적 발사를 자축하는 빌 넬슨 NASA 국장 / X

 

“스타라이너가 하늘로 솟아오른다! NASA, 보잉, ULA 축하한다. 오늘의 발사는 우주 비행의 미래를 위한 획기적인 성과다. 부치와 수니는 안전하게 여행 중이다. 귀환 때 만나요." 빌 넬슨 NASA 국장은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이같이 자축했다.

 

보잉의 상용승무원프로그램(Commercial Crew Program) 부사장인 마크 내피는 “스타라이너의 발사, 로켓 분리, 궤도 도착으로 보잉의 승무원시험비행(CFT)이 제대로 궤도에 오르고 있다”며 "모두가 수니와 부치의 성공적인 테스트 임무 수행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NASA의 CCP 일환인 이번 시험비행은 NASA 순환 임무를 위한 스타라이너 시스템의 최종 테스트다. 스타라이너는 운송 시스템, 발사대, 로켓, 우주선, 궤도 내 작전 능력 검증, 우주비행사 지구귀환 등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스타라이너는 지금까지 우주 정거장을 오가는 테스트를 포함해 두 번의 무인 궤도 비행을 했다.

 

NASA는 2011년 우주 왕복선 컬럼비아호를 비용 문제로 폐기했다. 대신 러시아 소유스 우주선에 매회 1인당 900억원을 내고 6개월마다 ISS에 우주비행사를 보냈다. 이후 NASA는 미국 내 자체 발사를 위해 일론 머스크의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와 보잉에 각 15억 달러(약 2조590억원) 규모 계약을 맺어 유인 우주선 개발을 요청한 상태다.

 

스페이스X는 2015년부터 펠컨9 로켓으로 우주 화물선 드래건호를 ISS를 보냈지만, 무인 우주선이었다. 2020년 5월 스페이스X의 '드래건 크루' 유인 우주선이 비행사 2명을 싣고 발사돼 ISS에 도킹됐다. 미국 본토에서 9년 만에 유인 우주선이 발사되는 쾌거. 이후 스페이스X는 9차례 드래건 크루를 발사했다. 그러나 후발주자 보잉의 스타라이너는 발사가 계속 미뤄졌다. 2019년 무인 우주선을 발사했지만 ISS 도킹은 하지 못했고, 3년 뒤 무인 도킹에 겨우 성공했다.

 

보잉은 스타라이너 CFT에 성공하기까지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5월 6일 스타라이너 발사를 시도했지만, 스타라이너 로켓 상단의 산소 방출 밸브 문제가 발견돼 2시간 전 취소했다. 6월 1일 2차 시도에서도 발사 3분 50초 전 멈춰야 했다. 발사 시스템이 예상치 못한 상황을 감지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다.

 

이번 3차 시도에서 계획대로 ISS 도킹에 성공해 비행사 2명을 정거장 안으로 보내면 보잉 최초 유인 우주선 임무에 성공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