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독자로켓으로 우주탐사"
아리안 6호, 7월 9일 첫 발사

ESA "다음 단계는 재사용 로켓 '아리안 넥스트' 개발"

아쉬바허(오른쪽) 유럽우주국 사무총장이 6월 5일 ILA 베를린 에어쇼에서 참석자들에게 아리안 6호 첫 발사 계획을 밝히고 있다. / ESA

 

유럽 로켓의 자존심 ‘아리안 6호(Ariane 6)’가 드디어 7월 9일 우주로 치솟는다. 예정보다 몇 년간 지연 끝에 발사를 앞둔 아리안 6호가 스페이스X의 팰컨9의 경쟁 상대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미국과 러시아의 발사체에 의존하던 유럽이 독자적인 우주탐사에 나서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미국 과학매체 스페이스닷컴 등은 유럽 우주국(ESA)과 파트너들이 아리안 6호의 발사일을 7월 9일로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발표는 6월 5일(현지시간) ILA 베를린 에어쇼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졌다. 지난해 12월 ESA가 발표한 발사 예정일인 6월 15일보다는 다소 늦춰진 것이다. 

 

ESA는 다만 구체적인 발사 시간이나 발사 창 시간대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ESA는 이미 지난달 발사가 7월 첫 2주 안에 이루어질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요세프 아쉬바허 ESA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아리안 6호는 자율적이고 다재다능한 유럽 우주여행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며 "이 강력한 로켓은 유럽 전역 수천 명의 수년간의 헌신과 독창성의 정점이며, 발사되면 유럽의 우주에 대한 독립적 접근을 다시 확립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로켓의 주요 계약자인 아리안그룹의 CEO인 마틴 시온도 "아리안 6호의 첫 비행 예정일 발표로 우리는 발사 캠페인의 마지막 단계로 들어가며 임무 완수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온이 밝힌 마지막 단계에는 연료 공급 테스트와 ‘웻 드레스 리허설(WDR)’로 불리는 연습 카운트다운이 포함된다. ESA는 지난달 WDR이 6월 18일에 열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주를 향해 발사된 아리안 6호의 비행 상상도. / ESA

 

아리안 6호는 1996년부터 ESA가 운용 중인 아리안 5호의 후속작이다. 높이 63m로 21.6t의 화물을 지구 저궤도로 운반할 수 있다. 이는 스페이스X의 팰컨9(22.8t)과 비슷한 수준. 이 로켓은 작년 11월 말 지상에서 로켓엔진 작동 시험을 통과했다. 재사용 기술은 적용되지 않았지만 베가C 로켓과 일부 엔진을 공유해 개발 비용을 낮췄다.

 

27년간 ESA의 로켓을 대표했던 아리안 5호는 총 117번 우주로 떠났다. 그 가운데 발사 성공은 112번. 이 때문에 세계시장에서 가장 안정적 발사체 중 하나로 꼽혔다. 실제로 한국의 환경관측위성 ‘천리안2B호’(2020년 발사)도 아리안 5호를 이용했다.

 

우주에 대한 독자 접근을 차단하는 ‘발사대 위기’를 종식시키려는 유럽의 노력은 아리안 6호의 성공에 달려 있다. 발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로켓 자체이기 때문. 발사대 위기는 아리안 6호의 개발 지연과 아리안 5호의 퇴역, 러시아 소유스 로켓 이용 중단이 빚어낸 산물. 거기에 2022년 말 베가C 발사 실패까지 겹쳤다. 이와 대조적으로 스페이스X는 지난 5월 한 달에만 팰컨9 로켓을 14번 발사했다.

 

스테판 이스라엘 아리안스페이스 CEO는 “아리안 6호 첫 발사가 성공하면 올해가 가기 전에 두번째 발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아리안스페이스는 ESA가 아리안 로켓 발사를 위해 별도 운영하는 기업이다. 발사 횟수 못지않게 중요한 것을 높은 발사비용 낮추기다. ESA는 이를 위해 일회용이 아닌 재사용 발사체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개발 중인 ‘아리안 넥스트’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