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준위성?
국제천문연맹 "이름 지어주세요"

라디오랩과 함께, 전 세계인 대상 9월말까지 공모

'준위성 이름을 지어주세요!' 콘테스트의 배너 / Radiolab, IAU

 

“'준'위성? 그게 뭐지." "달은 아닌데, 달이 아닌 것도 아닌 작은 천체!"

"지구의 준위성에 이름을 붙이라고? 이참에 내가 밤하늘 천체에 이름을 붙여볼까?"

 

우주에 자신의 흔적을 남길 수 있는 희귀한 기회가 생겼다. 국제천문연맹(International Astronomical Union)과 라디오랩(Radiolab)이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지구의 준위성(quasi-moon) 중 하나에 대한 이름짓기 공모전을 실시한다. 공모는 9월 30일까지다. 

 

IAU와 라디오랩에 따르면, 우승자는 IAU로부터 '준위성 작명가'라는 공식 인증을 받게 된다. 이번 이벤트는 과학 팟캐스트인 라디오랩이 함께 한다. 라디오랩은 미국에 본사를 둔 비영리 공공미디어 조직 WNYC로부터 수상 경력도 있다.

 

올해 초 IAU에서는 금성의 임시 준위성(524522 Zoozve)을 작명해 달라는 청원을 진행했다. 주즈베는 1km 미만 크기의 소행성으로 2002년에 태양계의 주요 행성 주변에서 발견된 최초의 물체였다. 청원자는 라디오랩의 공동 진행자인 라티프 나세르. 그의 청원은 태양계 지도에서 오타를 발견한 게 계기가 됐다. 이 에피소드가 입소문을 타면서 IAU와 라디오랩이 이색 이벤트에 나섰다.

 

행성의 준위성은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행성의 경로와 유사한 경로를 따르는 소행성이다. 행성 표면에 있는 관찰자의 관점에서 보면 소행성이 행성을 공전하는 것처럼 보인다. 두 물체의 상대적인 움직임에 따른 착시 때문으로 사실과 다르다. 라디오랩의 공모 설명에 따르면, '실제로 이 천체들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고, 너무 작아 달이라고 볼 수 없지만, 꼭 달이 아니라고 굳이 규정할 필요도 없는 천체'다. 

 

나세르는 "우리는 시간대, 국경, 언어의 차이점을 넘어 공유된 하늘을 통해 사람들을 하나로 모을 수 있어 기쁘다"며 “이번에는 우리 위성 중 하나인 지구의 준위성을 위한 것이다. 전 세계 대중이 과학의 기쁨과 경이로움에 참여해 주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이번 공모전은 4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참가 희망자는 9월 30일까지 웹사이트(https://woobox.com/wc2qxd)를 통해 이름과 간단한 설명을 제출하면 된다. 이어 10월에 심사 패널이 최종 후보 10명을 선정한다. 라디오랩과 IAU는 11월 초 최종 후보작 하나를 공개하고 12월 말까지 대중 투표로 확정한다. 마지막으로 내년 1월 중순께 IAU 소천체명명법작업반(WGSBN) 게시판에서 우승작이 공식 발표된다. 자세한 사항은 아래 콘테스트 규정을 참고하면 된다.

☞콘테스트 공식 규정 https://radiolab.org/moon-official-rules/

 

국제천문연맹 IAU는 1919년 설립된, 천문학자를 위한 세계 최대의 전문 기관이다. 100개국 이상에서 활동하는 1만2000명 이상의 전문 천문학자를 아우르고 있다. 국제 협력을 통해 연구 등 모든 측면에서 천문학을 홍보하고 보호하는 게 존재 이유. IAU는 또 천체와 그 표면의 특징에 명칭을 부여하는 권위자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