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창안 르메트르, 아시나요?
바티칸 천문대, 학술회의 연다

6월 17-21일 이탈리아에서 '르메트르 컨퍼런스 2024' 개최


바티칸 천문대의 제2차 학술회의를 알리는 포스터. / Vatican News

 

가톨릭교회에는 천문대도 있다. 전세계 가톨릭교회의 총본산인 이탈리아 바티칸 시국과 가까운 로마 외곽에 있다. 또한 천문학자들도 의외로 많다. 그런데 그 천문대가 이달 중 두번째 학술회의를 연다. '블랙홀, 중력파, 시공간 특이점...' 이번에 다루는 주제도 특이해서 우주애호가들의 눈길을 끈다.

 

바티칸 뉴스 등에 따르면, 바티칸 천문대(Vatican Observatory)가 6월 17일부터 21일까지 로마 남동쪽 카스텔 간돌포에서 국제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2017년 첫 학술회의에 이어 7년만이다. 가이 콘솔마뇨 천문대 소장(예수회 수사)이 지난 11일 교황청 공보실 기자회견에서 학술회의 의제 등을 발표했다. 벨기에 천문학자이자 가톨릭 사제인 조르주 르메트르(Georges Lemaître) 몬시뇰을 기리는 의미를 담고 있는 주제를 선택했다. 

 

이번 콘퍼런스는 빅뱅 이론을 개척하고 아인슈타인을 비롯 당대 위대한 사상가들에게 영향을 준 르메트르의 유산을 살펴본다. 그의 통찰력이 우주론, 빅뱅과 블랙홀을 포괄하는 시공간 특이점의 불가사의한 특성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토론할 예정이다. 이어 중력파, 양자 중력, 얽힘 및 양자 이론의 기초에 관한 복잡한 주제, 최신 연구와 발견에 대한 새 아이디어와 통찰력도 공유하게 된다.

 

40명의 참가자 중에는 노벨상 수상자 아담 리스와 로저 펜로스가 있다. 또 우주론자이자 이론물리학자인 안드레이 린데, 조셉 실크, 웬디 프리드먼, 루치아 베르데, 쿰런 바파와 필즈상 수상자 에드워드 위튼도 포함돼 있다.

 

교황청의 지원을 받는 바티칸 천문대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 관측소 ​​중 하나다. 원래 본부와 연구소는 로마에 있었지만, 현재는 교황의 여름 궁전이 있는 카스텔 간돌포로 옮겼다. 천문대는 카스텔 간돌포뿐만 아니라 미국 애리조나 투손의 그레이엄 산(Mount Graham)으로 연구시설을 확장했다. 천문대의 뿌리는 1582년 그레고리력 개정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은 4개 대륙 출신 12명의 신부,  예수회와 교구 수사들이 다양한 과학자, 전 세계 주요 천문학자들과 함께 우주를 연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신앙과 과학의 상호 보완적 관계를 강조하며, 천문학 연구를 통해 인간의 지식과 이해를 확장하려 노력하고 있다.

 

바티칸 천문대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2년마다 열리는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 여름학교. 1986년 젊은 천문학자 양성을 위해 시작된 여름학교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지난해 5년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그때 프란치스코 교황은 참가자들에게 새로운 천문학적 발견을 이끄는 과학적 도구를 언급하며 "우주를 꾸준히 관찰하는 가운데 연구와 삶에서도 경이로움을 느껴야 한다"고 격려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