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우주선 전성시대
"미래는 이미 시작됐다"

스페이스X-보잉-블루오리진- 버진갤럭틱... 그 성과와 교훈

세계 최고의 부자들이 우주 기업을 만들고, 우주탐사에 나서면서 인간의 달 기지 구축과 화성 이주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5월 27일 대한민국에 우주 컨트롤타워, 우주항공청이 생기고 난 뒤, 이제 7대강국, 5대강국, 달착륙, 화성착륙 등등의 미션들이 등장하고 있는 6월, 미국의 우주발사대 몇 곳은 커다란 의미가 담긴 우주선 로켓 발사로 한창 뜨겁게 달아올라 있다.  

 

국가 중심의 우주탐사, 우주개척에서 벗어나 국가는 자금을 지원하고 민간기업이 실제로 로켓과 우주선을 개발해 우주여행을 하고, 우주장비를 실어나르는 이른바 '뉴스페이스 시대'가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숨막힐만큼 급격하게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민간 우주기업의 위대한 로켓 발사 현장들을 모아서 소개한다. 그들의 움직임을 한번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가야할 길을 알게되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지상최대의 로켓 스타십이 4차 시험비행을 위해 발사되고 있다. / spaceX via X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의 '꿈의 로켓' 스타십 

"이 얼마나 대단한 날인가." "진정으로 믿기 어려운 성과다."

 

한발씩 한발씩 우주탐험의 꿈을 이뤄가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만든 거대로켓 '스타십'이 4차 시험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치자, 스페이스X의 많은 사람들이 탄성을 터뜨렸다. 번번이 실패하는 듯했지만, 조금씩 강한 미션을 가진 시험비행을 거듭했고, 마침내 목표를 달성하는 시험비행을 성공했다.  

 

지상최대의 로켓으로 불리는 '스타십(Starship)'은 121m에 이르는 대형 로켓이고, 랩터엔진이라는 초강력 엔지를 33개(2단용 6개는 별도로 있다)를 1단 로켓에 사용한다. 한번에 100명의 우주인이 탑승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이 로켓 100대가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면, 1만명이 달로, 화성으로 날아갈 수 있다는 뜻이다. 일론 머스크는 하루에 1대를 생산하는 생산체제를 갖추는 것이 목표다. 

 

'스타십'의 성공이 중요한 이유는 크게 2가지다. 첫째는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아르테미스 미션의 성공을 위해 꼭 필요하다. 이미 NASA는 스페이스X와 계약을 맺고 스타십의 개발을 기다리고 있다. 2026년 9월 아르테미스3 미션에 의해 달에 착륙하게될 우주인들은 이 스타십을 사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화성이주의 꿈이다. 나날이 발전해가는 기술과 쌓인 데이터는 더 좋은 로켓을 개발하게 되겠지만, 현재로서는 지상최대의 로켓인 스타십을 활용하더라도, 화성으로 인류가 이주하는 것이 불가능한 꿈이 아니라는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과학적인 생각은 물론이고 직관적으로 화성 테라포밍과 인간 이주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보여주는' 역할을 스타십이 하고 있는 것이다. 

 

일론 머스크의 기업들 중 테슬라의 주가에 따라 오르내리기는 하지만, 세계 제1의 부자 중 한명인 머스크가 일생의 꿈으로 추진하고 있는 화성이주가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은 NASA와 민간기업의 협력관계가 만들어내고 있는 '뉴스페이스' 시대를 상징하는 사건이라고 할 만하다. 그런 점에서 6월 6일의 스타십 시험발사 성공에 '대단한 날'이라고 찬사를 보내는 것은 결코 지나치지 않다. 

 

아, 요즘 거의 모든 나라의 위성을 우주로 보내주고 있는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은 300회 재사용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무슨 뜻이냐면, 하나의 대형 로켓 발사체를 쏜 뒤, 그 로켓을 잘 조종해 다시 발사대 혹은 수상 착륙을 하게함으로써 다시 발사체로 활용한다는 뜻이다. 혁명적인 비용절감을 뜻하기 때문에, 모든 우주기업들이 꿈꾸는 일이다. 

 

보잉의 유인우주선 스타라이너가 2명의 우주인을 국제우주정거장으로 데려다 줬다. / NASA TV

 

▶보잉, 유인 우주선 스타라이너 마침내 성공!

미국의 항공기 기업 보잉도 우주사업에 한창이다. 항공기에 각종 문제가 발생하면서 궁지에 몰리고 있던 보잉으로서는 국면전환이 충분히 가능할만큼 중요한 미션을 한쪽에서 치열하게 준비해 왔다.

 

미뤄지고 미뤄진 순간이었지만, 한방이면 반전이 가능한 미국의 유인 우주선을 발사하는 미션을 시도한 것이다. '스타라이너(Starliner)'다. 우주비행사 2명을 태우고, 국제우주정거장 ISS로 가는 우주비행이다. 2명의 우주인 부치 윌모어와 수니 윌리엄스는 하도 여러차례 우주선에 탑승했다 내렸다 했기에 뉴스의 인물이 되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이 2명이 이번에 ISS에 가나, 관심을 갖고 지켜보게 될 즈음, 마침내  6월 5일 스타라이너는 무사히 발사되었고, 다음날 무사히 도킹 성공, ISS에 진입했다. 

 

덩실덩실 춤추듯 기뻐하면 ISS로 진입하는 수니 윌리엄스의 모습은 그 기쁨이 얼마나 큰지, 그 경험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세상에 알렸다. 당초 1주일 머물기로 했던 이들의 ISS 체류는 4일 늘어나 18일 지구 귀환으로 잡혔다. 기체를 손보는 그동안 우주유영도 경험하게 된다. 이래저래 화제의 인물들이 되게 됐다. 

 

보잉 스타라이너의 승무원 비행테스트(CFT) 프로그램은 2019년 12월과 2022년 5월 ISS를 향한 무인 시험 비행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 우주비행이다. 스타라이너는 데뷔 때 몇 가지 결함 탓으로 ISS에 도달하지 못했다. 스타라이너는 두번째 시험비행에는 성공해 CFT의 발판을 마련했다. 

 

보잉은 스페이스X와 함께 2014년 NASA와 ‘상업승무원프로그램(CCP)’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계약 규모는 보잉 42억 달러(한화 약 5조7834억원), 스페이스X는 26억 달러(한화 약 3조5807억원)였다. 이제 보잉은 NASA를 위해 ISS를 오가는 6개월 간의 우주비행사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증을 앞두고 있다. 한참 앞서 나간 스페이스X는 드래곤 캡슐을 통해 이런 작업을 수행 중이다.

 

90세가 넘은 전 우주비행사 후보 에드 드와이트 등 6명의 승객을 태우고 뉴 셰퍼드 로켓이 우주비행을 마쳤다. / blue origin

 

▶제프 베이조스, 블루 오리진 "봤지, 90세 우주인의 탄생을"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 또한 기발한 꿈을 실현해 가는 기업이다. 민간 우주여행시대 개막! 이 꿈같은 이야기를 현실로 만들고 있는 기업이다. 경쟁자면서 동반자인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각종 기록을 작성하면서 우주 산업의 리더 역할을 하고 있으니, 제프 베이조스 또한 매우 마음이 조급했을터. 

 

블루 오리진은 '뉴 셰퍼드' 로켓을 2022년 8월 이후 처음 발사하면서, 5월 19일의 발사 때 화제의 인물을 포함시켜 세계의 주목을 받는데 성공했다. 90세 8개월의 전직 조종사. 전직 공군 대위 에드 드와이트. 그런데, 그는 60여년 전에 NASA 우주비행사 후보에 선출됐던 인물로 흑인이다. 아쉽게도 최종선발에는 실패했지만, 그 경험을 바탕으로 흑인인권 운동을 비롯한 사회활동과 예술활동을 의욕적으로 펼쳐오다 이번 우주여행에 동참한 것이다. 그의 인생 스토리 자체가 우주여행만큼이나 주목받았다. 

 

블루 오리진의 뉴 셰퍼드 우주선은 6명의 민간인을 태우고 미국 텍사스 기준시간 19일 오전 9시 37분 서부텍사스 블루 오리진 발사시설 밴혼발사장에서 성공적으로 이륙했다, 안전하게 착륙했다. NS-25라는 이름이 붙은 이번 우주비행 미션은 뉴 셰퍼드의 25번째 발사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우주선은 약 11분간의 비행을 통해, 고도 100㎞인 '카르만 라인'을 지나쳐 105.7km 상공까지 닿았고, 무중력 상태를 몇분동안 경험한 뒤 이후 우주선의 유인 캡슐은 대형 낙하산을 펼쳐 지상에 착륙했다. 


이날의 우주여행으로 블루 오리진을 통해 우주에 다녀온 사람은 37명이 되었다. 최초의 여행객 중에는 제프 베이조스 자신도 포함되어 있다. 자신의 꿈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했고, 아무도 안전을 보장해 줄 수 없는 상태에서 첫 승객이 되었다. 

 

2021년 블루 오리진의 첫 유인 우주 발사체 뉴 셰퍼드에 탄 우주관광객은 제프 베이조스와 그의 동생 마크, 82세의 월리 펑크, 18세 올리버 데이먼 등이었다. 고도 100km 상공에서 10분 정도를 비행하고 지구로 귀환한 그들은 고령자와 청년으로 지구인을 대표했고, 가장 모험적인 인간으로 베이조스 자신이 참가한 셈이다. 

 

"나는 이제 우주인이다." "오늘은 최고의 날이다." 우주선의 캡슐이 착륙한 직후 제프 베이조스가 한 말이다. 

 

버진 갤럭틱의 준궤도 관광 우주선 유니티(VSS Unity)가 우주공간을 비행하고 있다. / virgin galactic 

 

▶리처드 브랜슨, 버진 갤럭틱도 있다! 

영국의 부호 리처드 브랜슨도 모험적 인간으로 유명하다. 그가 버진 갤럭틱을 항공사로 키워갈 때 행한 수많은 기행들은 뉴스 아이템으로 수시로 등장했었다. 그리고 지금 '버진 갤럭틱(Virgin Galactic)'은 우주관광을 이끌어가는 대표기업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버진 갤럭틱은 6월 8일 10시 31분, 준궤도 관광 우주선 유니티(VSS Unity)에 관광객 4명을 태우고 미국 뉴멕시코 전용 우주비행장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에서 이륙했다. 모선인 VMS 이브에 부착해 이륙한 이 우주선은 오전 11시 26분 VMS 이브에서 떨어져 나와 고도 87.5㎞에 이르는 궤도를 비행한 후 1시간 10분여에 걸친 비행을 마치고 11시 41분 무사 귀환했다.

 

"지금 막 경험한 것을 훨씬 더 많이 시도하고 도전할 것이다. 이 경험은 그냥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체험해야만 하는 것이다." 우주여행에 참가하고 돌아온 튀르키에 우주인 투바 아타세베르의 말이다. 살면서 꼭 한번은 몸으로 직접 체험해봐야할 놀라운 경험이 우주여행이라는 것이다. 그는 조종사니까 수많은 비행 경험이 있겠지만, 우주여행이라는 체험은 차원이 다른 것임을 증언하고 있다. 

 

'갤럭틱 07'로 이름 붙여진 이번 우주여행에는 투바 아타세베르와 함께 캘리포니아의 스페이스X 엔지니어, 뉴욕의 부동산 개발업자, 영국에 사는 이탈리아 출신 투자 매니저 등 4명이 승객으로 탑승했다. 점점 누구나 할 수 있는 우주여행이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돈은 좀 필요하지만....

생각해보면, 꿈같은 일이다. 우주여행이 가능해지고, 세계가 힘을 모아 만들어 놓은 우주정거장에 민간 기업의 우주선들이 수시로 들락날락한다. 그리고 100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우주선이 곧 달로 날아오르게 된다. 그 배경에는 국가의 힘과 민간기업의 실천력이 더해진 '뉴스페이스 시대'의 개막이 있다. 이제 우주여행, 우주기지는 남의 일이 아니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이다.  

 

뉴스페이스 시대의 최대 장점은 민간 기업의 창의력과 발빠름, 적극성이 가해지면서 우주기술이 빠르게 성장하고, 그 기술혁신의 과실을 나머지 인류도 얻을 수 있게 된다는 것. 이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비용도 절감되고 꿈이 현실이 되어간다. 한두명 유명인의 우주여행 체험담을 나머지 많은 사람들을 자극하고, 우주개발이 괜히 헛돈쓰는 일이 아님을 체감하게 된다. 

 

그리고 기업의 성장을 통한 우주탐사, 우주여행이 결국은 국력으로 귀결되는 것 또한 중요한 결과다. 스페이스X의 맹활약은 미국 우주산업의 승리로 인식되게 마련. NASA가 굳이 민간기업의 기술개발에 막대한 현금지원을 하는 이유도 이것이다. 

 

물론, 문제도 있다. 인간의 탐욕과 이성의 경계를 어느 정도까지 믿을 수 있느냐가 큰 물음표. 상업비행이 늘어나면 필연적으로 사고가 발생할 수 있고 이 경우, 심각한 희생이 따를 수밖에 없다. 게다가 현재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우주쓰레기 문제. 떠다니는 수많은 인공위성들이 별보다 반짝인다는 웃지 못할 현실은 점점 심각해질 것이다. 기술개발과 인식개선을 통해 우주쓰레기를 치우는 일이 획기적으로 추진되지 않는다면 말이다. 

 

지금 우주청을 세우고, 우주강국을 향해 본격적으로 뛰고 싶어하는 우리나라도 이같은 명과 암을 직시하고, 큰 방향을 세울 필요가 있다. 우리가 세운 규율이 국제적 힘을 얻을 수는 없더라도 우주쓰레기 방지 방법을 찾아 내세우고, 국제 협력에 대한 스타다디한 지침들을 제안해 가면서, 내부의 힘을 키워간다면, 모범적으로 성장하는 우주국가가 될 수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 그리한다면, 민간 기업들 또한 스페이스X나 보잉 같은 회사를 경쟁상대로 생각하면서 큰 꿈을 실현해 가는 지속적인 노력, 혁신 마인드를 갖고 열심히 뛰어야 할 시점. 이렇게 민간기업과 국가 컨트롤 타워가 같은 마음으로 전진하다면, 국제사회가 보여주고 있듯, 꿈은 곧 현실이 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