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세 ‘보이저 1호’ 기사회생!
태양권 밖 소식 7개월만에 전해

NASA “과학장비 4개 모두 데이터 전송 시작”

성간 우주를 탐사하며 태양계를 벗어난 첫 우주선 보이저 삽화 이미지. / NASA-JPL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가장 오래된 우주 탐사선, 지구로부터 가장 먼 거리를 순항 중인 보이저 1호(Voyager 1)가 7개월 만에 되살아났다. 탐사선에 탑재된 과학장비 4개 모두가 데이터를 다시 보내기 시작한 것. 지난해 11월의 기술적 문제로 지상과의 연락이 끊기며 역사적 임무가 끝나는가 싶었는데,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했다.

 

NASA와 미국 과학매체들에 따르면, 47년 가까이 활동 중인 보이저 1호가 또다시 역경을 극복하고 온라인 상태로 복귀했다. 성간 우주(interstellar space) 탐사를 이어가는 우주선에 응원을 보내온 보이저 팬들은 극적인 역전승의 기쁨을 맛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NASA는 "6월 13일 보이저 1호가 성간 입자, 자기장, 플라즈마 파동을 연구하는 본연의 임무를 되찾았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1977년 발사된 보이저 1호가 횡설수설하기 시작한 것은 작년 11월 말. 지난 3월 보이저 팀은 우주선의 무의미한 데이터의 원인을 찾아냈다. 보이저 1호의 비행데이터시스템(FDS)은 과학 장비로부터 우주선 상태 등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바이너리 코드로 지구로 전송한다. 그러나 결함이 발생하자 보이저 1호는 1과 0의 반복 패턴으로 데이터를 보내기 시작한 것.

 

NASA 제트추진연구소의 엔지니어들은 오작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손상된 칩을 수정하는 대신 영향을 받은 코드를 FDS 메모리의 다른 위치에 배치했다. 5월 9일 과학 장비 4개 중 2개는 즉시 정상 작동했고 다른 2개는 추가 작업을 거쳐 정상화됐다. 이제 NASA는 4개 장비 모두에서 사용 가능한 과학 데이터를 받게 됐다.

 

그러나 모든 게 확실히 끝난 것은 아니다. NASA의 남은 과제는 보이저 1호에 탑재된 3대의 컴퓨터의 시간 유지 소프트웨어를 다시 동기화하는 등 여전히 '세부적인 작업'이 필요하다. 데이터의 정확성과 시스템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령인 탐사선의 유지 관리도 신경 써야 한다. 

 

보이저 1호는 쌍둥이 탐사선인 보이저 2호가 우주로 떠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뒤를 따랐다. 보이저 1호는 2012년 8월 25일 성간 우주에 도달하고 태양의 영향권을 넘어 여행한 최초의 인간이 만든 물체가 됐다. 우주선은 현재 지구에서 240억km 이상, 보이저 2호는 200억km 이상 멀어져 있다. 두 쌍둥이 우주 탐사선은 태양권(heliosphere)의 외부 영역인 성간 우주에서 미지의 여행을 이어가고 있고 지상의 인류는 두 탐사선의 활약에 여전히 큰 기대를 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