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루빈 천문대 내년 가동,
태양계 제9행성 찾는다!

명왕성보다 멀고 지구보다 훨씬 큰 '행성X' 추적

가상의 ‘행성 X’로 알려진 제9 행성의 상상도. / Caltech

내년 가동을 앞둔 칠레 북부에 위치한 베라 C. 루빈 천문대. / Vera C. Rubin Observatory

 

1930년에 발견돼 태양계의 제9행성으로 오랫동안 명성을 누리던 '명왕성'이 2006년 행성의 지위를 잃었다. 그 이후에 여러 우주현상들을 관측하면서 명왕성과 다른 진짜 제9행성이 있어야 설명이 가능한 현상들도 찾아냈다. 그 제9행성을 찾는 노력에 새로운 국면을 생기고 있다.  

 

태양계의 '9번째 행성(Planet Nine)'으로 이름부터 붙어있는 새로운 천채는 과연 존재할까. 천문학자들이 지난 10년간 우주의 먼 곳에 숨어 있을 수 있다고 제안했던 미지의 세계가 수년 내 진위를 가릴 가능성이 커졌다. 2025년 개장 예정인 칠레의 최첨단 천문대가 감별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우주미디어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관련 천문학자들은 ‘베라 C. 루빈 천문대’가 내년 후반에 밤하늘을 훑기 시작하면 향후 몇 년 내 '행성X'라고도 하는 제9행성이 발견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캘리포니아 공대 교수이며 2016년 '플래닛9 가설'을 제안한 마이크 브라운 교수는 “최첨단 망원경의 도움으로 앞으로 2년 내 제9행성을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플래닛9'은 태양계 가장자리 근처에 숨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행성에 붙여진 이름이다. 제9행성이 존재한다면 지구 질량의 5배에서 10배 사이로 암흑, 가스 또는 얼음의 거대 행성일 가능성이 높다. NASA에 따르면 제9행성이 태양 주위의 궤도를 완성하는 데 지구 기준 1만~2만년이 걸릴 수 있다. 명왕성보다 훨씬 긴 궤도에서 태양을 공전하고 있기 때문. 해왕성 궤도 너머 ‘카이퍼 벨트(Kuiper Belt)’에 있는 약 12개의 물체가 마치 큰 물체가 잡아당기는 것처럼 움직이기 때문에 제9행성이 거기에 있다고 추정되고 있다. 

 

현재 제9행성은 탐사와 검증이 필요한 가상의 세계이다. NASA의 행성과학부서 책임자인 짐 그린은 "새로운 행성의 가능성은 과학에 있어 매우 흥미로운 일"이라면서도 "이른바 플래닛X가 있다고 확신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보이저 1호처럼 제9행성에 탐사선을 보낸다면 얼마나 걸릴까. 일부 연구에 따르면 탐사선이 제9행성에 도달하기까지 45~75년이 소요된다. 이러한 계산은 제9행성이 지구보다 태양에서 400배 더 멀리 떨어져 있다는 가정에 기반한 것. 또 다른 후속 연구에서는 새로운 미지의 천체가 500천문단위(AU)로 더 벌어졌다. 지구에서 약 163AU 떨어져 있는 보이저 1호와 비교해도 아주 까마득한 거리다. 따라서 NASA가 제9행성 탐사선을 보낸다면 놀라운 성능으로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 태양계의 행성은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등 8개다. 국제천문연맹(IAU)이 2006년 행성 자격을 재정립하면서 조건을 충족시킬 수 없었던 명왕성이 '왜소행성'으로 강등된 탓에 8개로 줄었다. 명왕성은 세 가지 조건 중 마지막 조건 ‘자신의 궤도 주변을 깨끗하게 할 것’에서 발목이 잡혔다. 행성의 조건은 '△태양의 주위를 공전하고, △충분한 질량을 갖고 있어 거의 완전한 구형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고, △자신의 궤도를 확실하게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칠레 북부 세로 파촌 산맥에 위치한 베라 C. 루빈 천문대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지상 관측망 중 하나가 될 게 분명하다. 이 천문대는 정교한 장비를 갖춰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우주의 모습을 포착할 것으로 보인다. 이곳의 핵심 장비는 무게 2.8t에 달하는 '대형 시놉틱 조사 망원경(LSST)'으로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하늘의 큰 부분을 포착할 수 있다. 제작비 6억7000만 달러(약 9323억원)로 추산되는 LSST는 과학자들에게 은하계 분석에서 새로운 차원을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