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어5호 달 샘플에선?
달 기원 학설 바꿀 '그래핀' 발견!

기존 '충돌설'로는 설명 안되는 발견.... 창어6호 달 샘플에 더 큰 관심

2020년 달의 토양 샘플을 갖고 지구로 귀환한 창어 5호. / South China Morning Post, X

 

중국의 달 탐사선 '창어(嫦娥) 6호'가 달의 남극 뒷면에서 토양을 갖고 무사히 지구로 귀환한 하루 뒤, '창어 5호'의 달 토양 샘플에서 달의 기원에 대한 학설을 새롭게 써야할 발견이 최근 있었다고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신화 등 중국 언론의 26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과학자들이 2020년 발사된 달 탐사선 창어 5호가 가져온 달 토양 샘플에서 순수 탄소의 한 형태인 '그래핀(Graphene)'을 발견해 이를 중국의 영어 학술저널 '내셔널 사이언스 저널(National Science Journal)'에 17일 발표했다. 

 

중국 지린대학과 중국과학원 금속연구소, 국가심우주탐사연구소 등의 연구팀은 4년 전 창어 5호가 가져온 가로 2.9㎜, 세로 1.6㎜ 크기의 달 토양 샘플을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달 토양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몇겹의 그래핀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들이 육각형 벌집 모양으로 서로 연결돼 2차원 평면 구조를 이루는 고분자 탄소 동소체다. 얇고 물리적 강도가 강하며 우수한 열 전도성과 전기전도도를 갖고 있어 '꿈의 신소재'로 불리며 반도체 분야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는 물질이다. 탄소의 다른 동소체는 흑연, 다이아몬드, 탄소나노튜브, 풀러렌 등이 있다. 

 

연구팀은 특수 분광기를 사용, 달 샘플의 탄소가 풍부한 부분에서 그래핀 형성과 밀접하게 연관된 철 화합물도 발견했다. 이를 토대로 고배율 현미경과 라만 스펙트럼 등을 활용함으로써 달 토양에서 검출된 흑연 탄소가 2∼7겹의 그래핀 층으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발견이 우주탐사의 영역에서 특별한 이유는 달 토양 샘플에서 천연 그래핀의 존재가 최초로 확인된 것으로, 이는 달의 기원에 관한 새로운 가설을 세울 수도 있는 증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핀은 매우 높은 압력과 온도가 필요한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야 생성될 수 있기 때문에 달이 형성될 당시 그같은 환경이 조성돼 있었다는 뜻이 되고, 이는 달의 발생 충돌기원설에서 제시되는 환경과는 큰 차이가 있는 환경이다.  

 

그동안 달의 형성에 관해 가장 널리 인정받는 이론은 거대한 충돌 가설로 약 45억년 전 화성 크기의 천체인 테이아가 지구와 충돌해 발생한 에너지로 인해 튀어 나간 잔해들이 뭉쳐져 달을 형성했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번 연구로 달에도 토착 탄소가 존재하고 달 표면에서 탄소 포집 과정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 냄으로써 거대한 충돌 가설이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 샘플을 채취한 창어 5호는 2020년 11월 발사된 달 탐사선으로 총 1731g의 달 샘플을 채취해 왔다. 이 중 78g가량이 40개 기관, 114개 연구팀에 연구재료로 나눠져 주요 저널에 발표된 70여개의 연구의 토대가 됐다. 

 

창어 5호에 이어, 세계 최초로 달 뒷면 샘플을 채취한 중국 우주탐사선 창어 6호는 53일 동안의 임무를 마치고 6월 25일 지구로 복귀했다. 창어 6호가 가져온 달 토양 샘플은 2kg. 이 샘플들도 다양한 과학연구팀에 분배되어 달의 기원·구조를 파악하는 연구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번 발견으로 창어 6호의 달 뒷면 샘플이 가져다 줄 새로운 발견에 더 큰 관심이 쏠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