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선한 ISS, 이번엔 대피소동!
인근에서 러 위성 파편 발생

미국 우주사령부 “100여 개 파편 발생... 1시간 대피 후 정상화”

ISS에 도킹되어 있는 스타라이너. ISS에서 대피소동이 빚어지면서 일부 우주인은 이 스타라이너로 대피해 있었다. / ESA

 

최근 우주유영 취소 등으로 어수선한 국제우주정거장 ISS에 또 다른 소동이 잠시 벌어졌다. 지구 저궤도의 러시아 인공위성이 파손되면서 인근 ISS에 머물던 우주비행사들이 급히 도킹 상태에 있는 우주선으로 대피해야 했다. 수많은 파편이 사방으로 튀는 돌발 상황이 언제든 가능하기 때문에 ISS가 평화로운 공간이 아님을 실증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와 스페이스닷컴 등에 따르면, 러시아가 소유한 위성인 RESURS-P1이 지난 26일 세계협정시 16:00 (한국시간 27일 오전 1시)에 지구 저궤도(LEO)에서 부서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ISS에 체류하던 익스페디션 71 등 승무원 9명은 보잉 스타라이너 등 우주선 3척으로 긴급 피난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NASA 관계자는 "대피 상황은 ‘예방 조치’였으며 승무원들이 도킹해 있던 귀환 우주선에 약 한 시간 동안 머물렀고 이후 ISS는 정상 운영됐다"고 밝혔다. 

 

NASA는 문제의 위성을 명시하지 않았고 위성 조각들이 ISS에 얼마나 가까이 왔는지도 밝히지 않았다. 미국우주사령부는 "위성에서 레이더로 추적할 수 있는 파편이 100개 넘게 나왔다"면서 "즉각적인 위험은 감지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위성 모니터링·충돌 탐지 기업 레오랩스는 소셜 미디어 X를 통해 "초기 징후는 비작동 러시아 위성 Resurs-P1에서 다수의 파편을 방출됐다"고 밝혔다. 

 

러시안스페이스웹에 따르면 Resurs-P1은 2013년 6월 25일 지구관측용으로 발사돼 예상 수명을 넘겨 2021년 12월까지 운영됐다. 사고 전까지 비작동 위성, 즉 일종의 우주쓰레기였다는 뜻이다. 

 

NASA는 미우주군과 협력하여 ISS 주변 지역을 모니터링 중이다. 우주정거장은 일반적으로 ISS 궤도를 둘러싼 ‘피자 상자’ 모양의 공간 내에 약 5cm 크기의 추적 가능한 조각이 들어오면 이동하라는 임무를 받는다. NASA의 모니터링 지역은 ISS를 중심으로 대략 4 x 50 x 50km 크기다.

 

현재 ISS에 도킹된 유인 우주선은 배리 부치 윌모어(61)와 수니 윌리엄스(58)가 탑승하고 온 보잉의 스타라이너(Starliner), 4명의 우주비행사를 태운 스페이스X 드래곤, 3명이 탑승한 러시아 소유즈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궤도에 있는 우주 쓰레기의 양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는 현재 전체적으로 4만5300개 이상의 우주 물체를 추적하고 있다. 추적할 수 없는 부분까지 포함하면 엄청난 숫자다. '걱정하는 과학자 연합(Union of Concerned Scientists)'은 또 지구 궤도를 도는 작동 위성으로 7560개를 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