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보낸 378일?
NASA, 1차 모의화성 미션 성공

4명의 자원자, 3D프린팅 서식지서 화성유영 등 수행

첫번째 '모의 화성' 임무 종료를 앞두고 6월 25일 포즈를 위한 승무원들. / NASA

 

황량한 행성으로 알려진 화성(Mars). 인류는 화성이주를 꿈꾸고 있다. 그런데 실제로 사람이 화성의 환경에 적응하며 살 수 있을까. 영화 <마션>은 그 가능성을 조금 보여줬지만, 현실 속에서는 어떨지 궁금하다. 

 

화성의 조건과 환경을 재현해 놓은 시설에서 1년 이상을 갇힌 채 살며 과학임무를 수행해 온 자원자 승무원 4명이 컴백했다. 벙커에서 빠져나와 실제 집과 가족들 품으로 돌아간 것. 이로써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화성탐사준비 프로그램의 첫번째 계획이 무사히 끝났다.

 

NASA와 스카이뉴스 등에 따르면, 자원자 승무원 4명(남성 2명, 여성 2명)이 7월 6일 미국 동부표준시 오후 5시 들뜬 표정으로 서식지의 굳게 닫힌 문을 열고 나왔다. 이들은 외부 세계와 완전히 격리된 채 지난해 6월 25일부터 378일 동안의 화성 생활을 시뮬레이션한 실험을 마치고 '화성 듄 알파(Mars Dune Alpha)'를 떠났다. 이들 4명은 과학자와 구조 공학자, 응급의학과 외과의, 미생물학자다.

 

모의화성에서 재배한 토마토. / NASA

 

휴스턴 존슨우주센터에 있는 약 48평 규모의 모의화성 서식지는 침실, 체육관, 공용 공간, 식량 재배를 위한 수직 농장 등을 갖춘 3D 프린터로 제작된 시설이다. 4명의 승무원에게 맡겨진 임무는 이곳에서 장비와 서식지 유지, 지구와 통신 지연, 자원 제한과 고립을 포함 추가적 스트레스 하에서 작업이었다. 이 구조물에는 에어록으로 분리된 '화성 유영(Marswalks)'을 위한 야외 공간도 있다.

 

NASA는 실험 기간 동안 장기간 고립에 대한 인간의 강인함을 이해하기 위해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모니터링했다. 또 물 가용성 제한 및 장비 고장과 같은 스트레스가 많은 상황에서의 반응을 정기적으로 테스트하기도 했다.

 

이번 임무는 '차피(CHAPEA, 우주비행사의 건강 및 수행력 탐사 아날로그)'라는 세 차례 시리즈 가운데 첫번째다. NASA가 인류를 달로, 언젠가는 화성으로 보낼 준비를 하도록 돕는 게 목표. NASA의 관계자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화성에 갔다가 돌아오는 것이 훨씬 더 안전하게 될 것"이라며 추가 차피 임무가 2025년과 2027년에 잡혀 있다고 밝혔다.

 

앞서 비슷한 임무도 있었다. 2015년부터 2016년까지 화성 생활을 시뮬레이션하는 1년 간의 임무가 하와이의 한 서식지에서 진행되었다. 당시 NASA는 참여했지만 임무를 주도하지는 않았다.

 

내년 봄 시작되는 2차 프로젝트 참가자 모집은 4월 2일 마감됐다. 지원 자격은 우주비행사에 버금갈 정도로 까다로웠다. 건강한 30~55세 미국 시민권자, 영어에 능통하고 비흡연자,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 관련 학위 등을 충족해야 한다. 4명의 최종 후보자들은 장기 고립 임무에 정신적, 신체적으로 적합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별도 테스트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