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300여회 발사뒤 첫 사고"
팰컨9 로켓, 위성 배치 실패

1단 로켓은 무사귀환... 스페이스X 향후 일정 차질

현지시간 7월 11일 반덴버그 기지에서 발사되는 팰컨9 스크린샷. / SpaceX webcast

 

지금까지 순항하며 발사체 시장을 주도하던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 8년여만에 처음으로 임무 수행에 실패했다. 미국 현지시간 11일 발사된 팰컨9이 스테이지 분리 후 무사히 귀환했으나, 상단 스테이지는 액체산소 누출 탓으로 엔진이 오작동하며 20개의 스타링크 위성을 제 궤도에 올려놓지 못했다. 

 

팰컨9이 임무에 실패한 것은 2016년 발사대에서 폭발한 사고 이후 8년 만이고, 비행 중 이상은 2015년 발사 2분여 만에 폭발한 이후 9년 만이다.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로선 뜻밖의 큰 타격이다. 당장 향후 로켓 발사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와 스페이스뉴스닷컴, 스페이스닷컴 등에 따르면, 팰컨9은 현지시간 11일 오후 7시30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됐다. 9개의 엔진을 장착한 1단 부스터는 분리된 뒤 해상 회수 플랫폼에 안착했다. 그러나 위성을 최종 궤도에 올려놓아야 할 2단 로켓 엔진이 갑자기 고장을 일으켜 위성들을 제 궤도보다 낮은 곳에 배치했다.

 

예정했던 궤도보다 훨씬 낮은 135km 지점에 남겨진 스타링크 위성 20기는 엄청나게 높은 항력 환경 때문에 지구 대기권에 다시 진입하여 완전히 소멸될 것으로 보인다. 흔치 않은 사고 때문에 순간에 무용지물 신세가 된 것이다.

 

일론 머스크 CEO는 소셜미디어 X를 통해 "2단 엔진이  '의도하지 않은 갑작스러운 분해(RUD)'를 겪으며 실패했다"고 밝혔다. 'RUD'는 폭발을 뜻하는 스페이스X의 용어다. 스페이스X는 "(이번 사고가) 궤도에 있는 다른 위성이나 공공 안전에 위협을 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2016년 9월 발사대에서 엔진 테스트 중 폭발한 이후, 지난 8년 동안 300회 이상 임무 성공 기록을 이어오던 팰컨 9은 이번 사고로 당분간 발사가 중단된다. 스페이스X는 근본 원인을 조사하고 상위 단계까지 무엇을 해야 할지 결정하게 된다. 미 연방항공국(FAA)은 "모든 조사 과정에 참여할 것이며 사고와 관련된 시스템, 프로세스가 공정 안전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판단될 때 비행 복귀를 승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자체 스타링크 위성부터 NASA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고객에게 줄줄이 불똥이 튀게 됐다. 최소 몇 주에서 최대 몇 달간 발사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당장 반덴버그 기지에서 이달 발사 예정인 노르웨이 우주국의 '북극광대역통신위성(ASBM)'과 '트랜스포터-11 차량공유 임무'가 발이 묶이게 됐다. 이르면 7월 31일 플로리다에서 발사 예정이던 '폴라리스 던(Polaris Dawn)'도 마찬가지다. 폴라리스 던은 억만장자 재러드 아이작먼이 자금을 대는 민간 우주비행으로 인류 역사상 최고 고도 1400km에 도전하며 탑승자 4명의 700km 고도 우주유영도 계획되어 있다.  

 

팰컨9은 2015년 NASA 화물을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실어 나르던 중 폭발한 바 있다. 가장 최근의 주요 사고로는 2016년 발사대에서 연료를 주입하는 실험 중 폭발했다. 그러나 이후에는 일부 착륙 과정에서의 문제를 제외하면 300회 이상 연속 발사에 성공하며 거의 완벽한 발사 기록을 유지해 왔다.

 

지난해 팰컨9과 또 다른 발사체인 팰컨 헤비를 96번 성공적으로 발사한 스페이스X는 올해 최대 148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발사는 올해 스페이스X의 팰컨 로켓 제품군 중 70번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