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물?
“얼음 품은 검은혜성, 지구 충돌”

미시간대 연구팀, 외부 천체 물 유래설 주장

새 연구에서는 암흑 혜성이 지구에 얼음 형태로 물을 전달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 CCo Public Domain

 

우리 인류의 고향 지구. 모든 생명체의 젖줄인 '물'은 어떻게 생겨난 것, 어디에서 온 것일까? 그 단초를 알 수 있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우리 태양계에는 행성과 그 위성뿐만 아니라 숱한 암석 소행성과 빛나는 혜성이 있다. 이들은 모두 우주의 검은 진공 상태를 맴돌고 있다. 여기에는 표면에 있는 유기물과 탄소 화합물과 저반사율 때문에 어둡게 보이는 신비한 물체 '암흑 혜성(dark comets)'도 있다. 국제 천문학자팀은 암흑 혜성이 아주 널리 퍼져 있어서 먼 과거에 지구에 물을 전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과학기술 매체 퓨처리즘 등에 따르면, 미시간대 연구팀은 지구근처물체(near-Earth object)의 60%를 차지하는 암흑 혜성이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대에서 유래했을 것으로 본다. 또한 주 소행성대에서 온 암흑 혜성이 태양계로 얼음을 가져오는 또 다른 메커니즘으로 파악됐다. 암흑 혜성은 소행성과 혜성의 특성을 결합한 물체다. 새 연구 결과는 지구의 물이 단순히 화산 활동이나 지구 내부에서 기원한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온 천체들에 의해 공급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구 논문은 과학 저널인 '이카루스(Icarus)'에 게재됐다.

 

천문학자들은 검은 혜성으로 식별된 지구근처물체 7개를 조사한 뒤 그중 상당수가 검은 혜성일 수 있다고 계산했다. 이들은 소행성과 혜성이 얼음 형태로 지구에 물을 가져왔다고 생각하며 컴퓨터 분석을 통해 검은 혜성이 바다를 가득 채울 만큼 충분한 물을 운반했다고 본다. 미시간대 천문학 박사과정으로 이번 연구의 주저자인 애스터 테일러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내부 메인벨트(주 소행성대)에 더 많은 얼음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암흑 혜성 내에 지하 얼음이 존재한다는 것은 충돌을 통해 지구의 물 공급에 기여했음을 시사한다. 내부 및 외부 소행성대에서 발생한 암흑 혜성이 수백만 년에 걸쳐 지구에 물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물 외에도 지구와 충돌하는 소행성과 운석과 같은 물체는 기본적으로 지구에 생명을 가능하게 하는 분자 씨앗, 곧 박테리아와 아미노산, 기타 중요한 분자를 가져왔을 것으로 보인다.

 

테일러는 "어두운 혜성이 지구에 물을 전달했다고 확언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수행한 연구는 이것이 태양계의 나머지 어딘가에서 지구 환경으로 얼음을 가져오는 또 다른 경로라는 것을 알려준다"고 덧붙였다.

 

이번 암흑 혜성에 대한 발견은 지구근처물체(NEO) 연구에 더 넓은 의미를 갖는다. 이러한 물체의 구성과 행동을 이해하는 것은 행성 방어와 태양계 진화 연구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 암석과 얼음의 특성이 결합된 암흑 혜성은 태양계의 물과 기타 휘발성 물질의 분포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 독특하다. 또한 암흑 혜성이 소행성대에서 지속적으로 보충되어 지구 근처 공간에서 안정적인 숫자를 유지하고 있음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