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파' 탐사선 쏠 NASA
목성의 극한 방사선 어쩌나

5월 트랜지스터 고장 첫 발견... 10월 10일 발사 앞두고 비상

얼음으로 뒤덮인 목성 바다의 위성 유로파 위로 솟아오른 ‘유로파 클리퍼’ 상상도. / NASA

 

미국 항공우주국 NASA가 현지시간 10월 10일 목성 탐사선 '유로파 클리퍼(Europa Clipper)' 발사를 앞두고 '방사선 변수'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탐사선의 전기 흐름을 제어하는 트랜지스터가 예상만큼 방사선 저항성이 없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NASA와 스페이스닷컴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남부에 위치한 NASA의 제트추진연구소(JPL)의 임무팀이 현지시간 11일 현재 탐사선 일부 트랜지스터의 방사선 영향 정도에 대한 시험 데이터를 평가 중이다. 유로파 클리퍼의 트랜지스터에서 지난 5월 문제점이 처음 발견됐기 때문. 설계보다 낮은 방사선 용량에서도 고장이 나는 것으로 드러난 것. 연구팀은 "예비 분석은 이달 말 완료 예정"이라고 밝혔다.

 

NASA 관계자는 "목성계는 지구 자기장보다 2만배 더 강한 거대한 자기장이 하전 입자를 가두어 매우 높은 에너지로 가속하여 유로파와 다른 달을 폭격하는 강력한 방사선을 생성하기 때문에 우주선에 특히 해롭다"며 "지금까지 얻은 테스트 데이터에 따르면 일부 트랜지스터는 목성과 달 유로파 근처의 고방사선 환경에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목성의 자기권은 태양풍과 상호작용하여 매우 강력하며, 그 안에 있는 방사선 수준은 인류가 개발한 어떠한 기술도 보호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다. 특히 유로파의 표면은 하루 약 540래드(rad)의 방사선에 노출된다. 보통 400래드 넘게 직접 노출되었을 경우, 단 하루만에 목숨을 잃게 되는 수준의 방사선량이다. 따라서 탐사 로봇이나 탐사 장비는 강력한 방사선 차폐 기술을 적용해야 하며, 인간이 유로파를 탐사하려면 더 발전된 방사선 방호 기술이 필요하다.

 

NASA는 올 10월 약 3주간의 발사 기간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우주매체 '아르스(Ars)'의 탐사선 임무에 정통한 전문가 설문 결과 "올 가을에 발사 가능하다"는 응답은 40~60%였다. NASA 엔지니어들이 기존 설계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 없다면 트랜지스터를 교체해야 한다.

 

50억 달러(한화 6조9000억원) 규모의 탐사선은 10월 10일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 헤비(Falcon Heavy) 로켓을 타고 우주로 치솟을 예정이다. 탐사선은 6년간 우주를 비행하며 2030년 목성계에 도착하게 된다. 거대 가스행성 목성 궤도를 돌 탐사선은 목성의 달 유로파에서도 상당한 시간을 보낸다. 유로파 클리퍼는 3년반동안 과학임무 중에 유로파를 50번쯤 비행할 계획이다.

 

트랜지스터의 방사선 테스트는 현재 메릴랜드주 로렐에 소재한 존스홉킨스응용물리연구소(APL)와 메릴랜드주 그린벨트에 위치한 NASA 고다드우주비행센터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APL은 JPL, NASA 고다드와 공동으로 유로파 클리퍼 본체를 설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