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서 동굴을 찾았다!
달 탐사-기지 구축 쉬워질까?

NASA LRO 데이터 바탕으로 '고요의 바다'에서 동굴 확인

달의 ‘고요의 바다’에 있는 수십 미터 길이의 접근 가능한 동굴 입구 상상도. / NASA

 

마침내 달에서 동굴을 찾았다. 지구의 위성 달에 있다는 동굴이 최소 50년 넘게 이론적으로 논의돼 왔지만 미확인으로 남아있던 끝에 마침내 그 존재가 입증되었다. 몇몇 국가를 중심으로 달 탐사가 활발한 가운데, 지구인의 기지 건설지로도 주목받는 달. 그곳에 지하 동굴이 실제로 있다면 탐험가들의 피난처뿐만 아니라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질 것이 분명하다.  

 

사이테크데일리닷컴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달 정찰 궤도선(Lunar Reconnaissance Orbiter)'의 레이더 데이터를 바탕으로 과학자들이 최초로 달 지하에 터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고요의 바다(Mare Tranquillitatis)'에 있는 반경 100m 구덩이가 길이 30~80m의 동굴로 이어져 있다는 것. 빈 용암동굴로 추정되는 동굴의 위치는 1969년 인류 최초로 달을 유인 탐사한 아폴로 11호가 착륙한 지점에서 멀지 않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현지시간 7월 15일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 저널에 실렸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이탈리아 토렌토대학의 로렌조 브루조네 교수는 “2009년부터 LRO 임무의 일환으로 쓰이는 소형 주파수(Mini-RF) 장비는 고요의 바다 구덩이를 포함하는 데이터를 수집했다"며 "최근 개발한 복잡한 신호 처리 기술을 사용하여 데이터를 재분석했으며 지하 동굴 터널로 설명되는 구덩이 영역에서 레이더 반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달 표면 아래에 접근 가능한 용암동굴이 있다는 최초의 직접적인 증거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의 저자 중 한 명이자 존스홉킨스응용물리학연구소의 행성 지질학자인 웨스 패터슨도 "달 동굴 발견은 미래의 인류 탐험가들을 거친 달 환경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자연 보호소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과학자들은 이밖에도 달 표면에서 지하 용암동굴의 함몰로 인해 형성된 200개 이상의 구덩이를 발견한 이전 연구의 성과도 인정했다.

 

이탈리아 우주국(ASI)이 일부 자금을 댄 이번 연구에는 파도바대학교와 라 벤타 지리탐사 APS의 연구원들도 참여, 확인된 터널의 분석과 모델링에 힘을 보탰다.

 

'달 동굴'을 확인한 이번 연구는 인간 생명에 적대적인 환경인 달에 대한 임무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빛을 받는 달 표면의 온도는 섭씨 127까지 치솟지만, 빛을 받지 않는 쪽은 영하 173도까지 떨어질 수 있다. 우주방사선도 지구에서 경험하는 것보다 달 표면에서 150배나 더 강력하다. 게다가 달에는 운석 충돌의 지속적인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숱한 악조건 때문에 지속적인 달 탐사를 지원할 수 있는 기반 시설 건설을 위한 안전한 장소가 필요하다. 이번에 확인된 동굴은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유인 달기지를 짓는 등 획기적 진전을 이룰 수 있어 관심을 끈다. 가깝게는 2026년을 목표로 하는 인간 달 착륙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3 미션에 한 줄기 빛이다. 길게 보면 향후 인간의 달 착륙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이는 희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