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탐사선이 툭 부딪혔는데....
노란 유황 돌밭 찾았다

NASA "화성의 과거 생명체 존재 여부 밝혀줄 단서"

‘큐리오시티’가 포착한 화성 암석 내 노란색 순유황 결정. / NASA·JPL-Caltech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화성 탐사로봇 '큐리오시티(Curiosity)'가 화성 탐사에서 뜻밖의 횡재를 했다. 우연히 큐리오시티에 부딪쳐 깨진 암석에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노란색 유황 결정들이 눈부시게 모습을 드러냈다. 이는 화성의 과거에 물이 존재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며,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까지 높이는 요인으로 관심을 끈다.

 

어스닷컴 등 과학매체에 따르면, 큐리오시티가 현지시간 5월 30일 화성에서 순수 황을 발견했다. 탐사선이 임무 수행 중 우연히 바위를 들이받은 게 사건의 시작. 유황이 함유된 밝은 암석이 들판에서 상당수 드러난 것이다. 예상치 못한 순수 유황 데이터는 NASA 제트추진연구소에 전달됐고 과학자들에게 놀라움을 안겼다.

 

큐리오시티는 지난해 10월부터 황을 함유하고 물이 증발하면서 생긴 일종의 소금인 황산염이 풍부한 지역을 탐사해 왔다. 큐리오시티에게 황산염이 아닌 순수한 원소 상태의 황의 등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에 유황 기반 광물, 즉 유황과 다른 물질의 혼합이 검출된 경우는 있지만 최근에 발견된 암석은 원소 황으로 만들어졌다. 순수한 황이 해당 지역의 다른 황 기반 광물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황은 황화수소 가스의 결과로 썩은 계란의 냄새부터 떠올리지만 원소 황은 무취다. 원소 상태의 황은 생명체의 직접적인 증거는 아니지만, 과거 화성의 환경 조건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지구에서 보듯 일부 황 형성 과정이 미생물의 대사 활동과 관련이 있고 황 화합물 생성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2012년 8월 6일 화성에 착륙한 큐리오시티는 900kg의 육중한 무게에도 불구하고 7년 넘게 샤프산을 오르는 중이다. 화성의 게일 분화구 중앙에 위치한 샤프산은 지름 약 150km, 높이 약 4.8km로 태양계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큐리오시티가 샤프산을 탐색하는 까닭은 화성의 지질학적 특성과 그곳에서 언제, 어디서 미생물이 살 수 있는 조건을 갖추었는지를 파악하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특히 게디즈 밸리 수로가 액체 상태의 물과 잔해 흐름에 의해 형성되었다며, 탐사선에게 흥미로운 장소로 간주해 왔다. 큐리오시티는 이곳에 도착한 이후, 고대의 물 흐름이나 산사태가 수로 바닥에 쌓인 거대한 퇴적물을 형성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화성에서 원소 상태의 황이 발견됨으로써 이웃 행성에 대한의 이해를 높이고 우주에 무엇이 더 있는지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활동기간 2년 예상을 넘어 12년째 임무 수행 중인 큐리오시티가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마다 붉은 행성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되며,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했을까?'라는 오래된 질문의 해답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