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먼지 타격 딛고 업그레이드!
우리은하 탐사 '가이아' "역대 최강"

ESA “위기 극복... 역대 최고품질의 데이터 기대”

우리 은하를 매핑하는 가이아 우주망원경 일러스트. / ESA·ATG medialab

 

지구에서 약 150만㎞ 떨어진 우주에서 우리 은하의 별들을 관측 중인 가이아(Gaia) 우주망원경이 지난 4월, 5월에 잇달아 위기를 맞았다. 8억 달러(약 1조1000억원)가 넘는 귀한 몸이 우주 잔해 알갱이에 강타당한 것이다. 그러나 위기 끝에 기회가 온다는 말처럼 가이아는 더 강해진 모습으로 최근 임무에 복귀했다.

 

미국의 우주매체 퓨처리즘(futurism) 등에 따르면, 가이아가 지난 4월 모래알보다 작은 우주 암석 조각들이 순식간에 이동하는 '미소 유성체(micrometeoroid, 또는 유성진)'와 부딪쳐 보호 덮개에 흠집을 남겼다. 이어 5월에도 20년 만에 가장 강력한 태양폭발로 인한 영향까지 받았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이중고였다.

 

ESA는 "지구의 대기권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활동 중인 가이아는 종종 이런 초미세 입자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며 "우주선은 예상되는 충돌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었지만 이 물체는 매우 빠른 속도와 잘못된 각도로 가이아에 충돌하여 우주선의 보호 덮개를 손상시켰다"고 밝혔다.

 

가이아를 강타했던 드문 사례에서 보듯 미소 유성체는 우주 공간에서 지구로 떨어지는 매우 작은 암석 조각이나 금속 입자다. 크기가 수 마이크로미터에서 수 밀리미터로 먼지 같지만 속도는 초속 수 km에서 수십 km에 달한다. 미소 유성체는 대기권을 통과하면서 대부분 타버리지만, 일부는 대기권을 통과하여 지구 표면에 도달하기도 한다.

 

문제를 바로잡던 ESA 기술진은 지난 5월 또 다른 문제와 맞닥뜨렸다. 가이아의 10억 화소 카메라에 탑재된 106개의 전하결합소자(CCD) 중 하나에 기술적 오류가 생긴 것. CCD는 빛을 전기 신호로 변환하는 센서로 이것이 고장 나면 별을 감지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실제로 이번에 수천 건의 잘못된 감지가 발생했다.

 

그런데 다행이라면 잇단 고장이 가이아의 예상 노후화보다 4년 넘게 지나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ESA 기술자들은 노후된 우주선의 소프트웨어를 조정하여 오탐지 횟수를 극적으로 줄이고 일상 임무로 복귀할 수 있었다. 태양 폭풍은 자칫 우주선의 낡은 하드웨어에 '마지막 지푸라기'가 됐을 가능성이 있다.

 

에드먼드 서펠 가이아팀 엔지니어는 "150만 km 떨어진 곳에서 우주선을 물리적으로 수리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가이아의 소프트웨어가 희미한 빛의 점을 별로 식별하는 임계값을 주의 깊게 수정함으로써 미광 및 CCD 문제로 생성되는 잘못된 감지 수를 극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팀원들의 노력과 협력 덕분에 가이아는 최근 일상 임무에 복귀했다. 게다가 뜻밖의 교란을 기회로 삼아 가이아 쌍망원경의 광학 장치의 초점을 다시 맞추었다. 그 결과 가이아는 역대 최고 품질의 데이터를 생산하게 됐다.

 

ESA가 2013년 발사한 가이아는 천문학용 우주망원경이다. 은하수 내 약 10억 개의 천체를 포함하는 가장 크고 정확한 3D 우주 카탈로그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가이아는 별의 위치, 거리, 움직임뿐만 아니라 외계 행성, 혜성, 소행성, 퀘이사 등의 위치도 측정한다. 수명을 넘겨 2025년까지 운영될 예정인 가이아는 현재 태양-지구 L2 라그랑주 점 주위의 궤도에서 작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