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12광년 밖 ‘슈퍼목성’
NASA 웹으로 첫 직접 관측

막스플랑크硏 “중심별 공전에 100년...외계행성 탐사에 새 지평”

 

 

 

지구에서 12광년 떨어진 ‘슈퍼목성’ 엡실론 인디Ab 개념도. /NASA

제임스웹의 MIRI, 중적외선카메라가 포착한 '슈퍼목성'의 실제 이미지. / STScI

 

우리 태양계 밖 이웃 별 주변에서 슈퍼 궤도를 가진 '슈퍼목성(super Jupiter)'이 발견됐다. 슈퍼목성의 이미지를 처음으로 직접 포착한 주역은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 지름이 목성과 거의 같지만 질량은 6배 더 큰 이 천체는 지금까지 관측된 가장 차가운 외계행성 중 하나다. 중심별과 가까워 매우 뜨거운 대부분의 거대 가스행성과 달리 온도가 2℃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됐다. 

 

NASA와 제임스웹을 운영하는 STScI 등에 따르면, 독일 막스플랑크 천문학연구소의 엘리자베스 매튜스가 이끄는 연구팀이 지난해 웹망원경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7월 24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 슈퍼목성과 중심별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팀은 웹망원경의 MIRI(중적외선 기기) 코로나그래프를 사용하여 지구에서 약 12광년 떨어진 '엡실론 인디 Ab(Epsilon Indi Ab)'를 직접 관측했다. 

 

엡실론 인디 Ab가 중심별(엡실론 인디 A) 주위를 한 바퀴 도는 데 100년, 어쩌면 250년까지도 걸린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중심별 주위를 큰 행성이 돌고 있을 것으로 추측했지만, 실제 크기와 중심별의 거리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이번 관측 결과 이 외계행성은 삼중성계의 일부인 엡실론 인디 A를 공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문학자들은 웹망원경의 특수 차폐 장치로 중심별을 가려서 매우 오래되고 차가운 가스 거인을 직접 관측했다. 별빛을 차단한 결과 외계행성은 적외선 빛의 점으로 두드러졌다.

 

매튜스에 따르면 엡실론 인디 Ab와 엡실론 인디 A의 나이는 35억 년으로 태양계보다 10억 년 어리다. 태양계와 매우 가깝고 밝은 중심별은 남반구에서 맨눈으로도 볼 수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지구에서 열두번째로 가까운 외계 행성인 엡실론 인디 Ab는 딱딱한 표면이나 액체 물 바다가 없어 생명체의 존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우리 태양계 밖의 첫번째 행성, 즉 외계행성은 1990년대 초에 확인됐다. 외계행성의 숫자는 7월 중순 현재 NASA의 집계에 따르면 5690개. 외계행성을 찾아내는 일반적인 방법은 행성이 별 앞을 지날 때 빛을 가려 별빛이 약해지는 현상(transit)을 분석하는 것. 그러나 차가운 거대 가스행성인 경우 이 방법을 쓰는 것은 거의 의미가 없다. 공전궤도가 중심별에서 멀고 공전주기가 길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간접 촬영된 외계행성들은 대부분 형성 초기의 에너지를 많이 방출하는 가장 젊고 뜨거운 외계행성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식고 수축한 외계행성은 상당히 어두워지고 촬영하기 어려워진다. 이런 까닭에 우주와 지상관측소에서 직접 촬영된 외계행성은 수십 개에 불과하다.

 

우주와 지상의 망원경들은 더 많은 행성, 특히 지구와 유사한 행성을 찾기 위해 탐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가운데 2021년 발사된 NASA와 유럽우주국(ESA)의 웹망원경은 우주에 배치된 가장 크고 강력한 천문학 관측소다. 또 2027년 발사를 앞둔 NASA의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은 코로나그래프를 사용하여 외계행성을 직접 촬영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