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먼지로 화성 덥히자"
'테라포밍'에 한발 다가서나?

미국 연구팀 "철-알루미늄 먼지로 열기 포획... 영하80도를 영상30도로!"

검은색 배경의 화성 사진. 엔지니어링 된 먼지 입자를 대기 중에 방출해 화성의 온도를 높이는 새로운 방법이 제시됐다. / NASA·JPL

 

'붉은 행성'이라는 별명과는 달리 태양계에서 가장 추운 행성 중의 하나인 화성. -80°C에 가까운 평균 기온, 대기의 대부분이 이산화탄소여서 온실 효과가 거의 없는 화성은 생명체가 살 수 없는 곳으로 알려져 왔다. 척박한 환경을 바꿔 인류 이주를 꿈꾸는 시도가 활발한 가운데, 화성의 온도를 높여줄 혁신적 방안이 제시됐다. 지금까지 나온 '화성 테라포밍(Mars terraforming)' 방안보다 더 현실적이고 타당성이 높아 관심을 끈다.

 

시카고대학교와 뉴사이언티스트 등에 따르면, 과학자들이 '엔지니어링 된 먼지 입자(인위적으로 생성된 미세먼지나 입자)'를 화성 대기에 방출해 화성을 데우는 새로운 방법을 발표했다. 먼지 덩어리가 빛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모델링한 후 이를 기후 시뮬레이션에 적용하여 온도와 압력의 증가 덕분에 화성의 일부 지역에서 액체 상태의 물과 산소 생성 박테리아를 유지할 수 있음을 알아낸 것. 과학자들은 "새 접근방식이 이전 제안보다 5000배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획기적인 연구는 8월 7일자 '사이언스, 첨단과학(Science Advances)'에 실렸다.

 

▶화성 대기를 데우는 방법은?= 시카고대학의 에드윈 카이트 교수와 그의 동료들은 화성 암석에서 채굴한 철이나 알루미늄 막대(길이 약 9마이크로미터, 너비 160나노미터), 즉 맨눈으로 볼 수 없는 아주 작은 먼지입자들을 구름처럼 몇 개월에서 10년 이상에 걸쳐 화성 대기로 띄우면 화성을 약 30°C까지 따뜻하게 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지표면에 열을 가두고 태양 빛을 표면 쪽으로 산란시켜 온실효과를 강화하기 때문. 1마이크로미터는 1000나노미터로 현미경을 통해서만 관찰할 수 있는 크기다. 카이트는 "계산을 해보니 놀랍게도 적은 양의 엔지니어링된 먼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고 설명했다. 화성 온난화에 필요한 금속의 양은 연간 총 70만m³로 지구 전체 금속 생산량의 약 1%에 해당한다.

 

수석 저자인 노스웨스턴 대학의 대학원생 사마네 안사리는 "빛이 파장보다 작은 물체와 상호 작용하는 방식은 매우 흥미롭다. 중요한 것은 나노 입자를 엔지니어링하면 이러한 작은 입자에서 전통적으로 기대하는 것보다 훨씬 뛰어난 광학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동 저자인 모센니도 "우리는 더 높은 효율을 가진 나노 입자를, 동적으로 광학적 특성을 변경할 수 있는 입자도 설계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얼마나 걸리고, 문제는 없나= 새 방안은 화성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자원인 철과 알루미늄을 사용하기 때문에, 지구에서 재료를 가져가거나 희귀한 화성 자원을 채굴해야 하는 난제를 피할 수 있어 그만큼 실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 해도 이 전략은 수십 년이 걸릴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다만 남은 과제들도 많다. 과학자들은 엔지니어링 된 먼지가 화성 대기에서 얼마나 빠르게 순환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화성에는 물과 구름이 있으며, 행성이 따뜻해짐에 따라 물이 입자 주위에 점점 더 응축되어 비로 다시 지표면에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는 화성의 온난화를 줄이는 역효과가 된다. "또 다른 행성의 대기를 변경하는 것이 윤리적인가"라는 다른 차원의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그런데 '테라포밍'은 뭐고, 어떤 방법이 있나= 흔히 '화성의 지구화'라고 불리는 '테라포밍'은 '녹색화성만들기'라고  정의할 수 있다. 대체로 다섯단계를 거쳐야 인류가 이주하게 되는데 첫째는 대기를 조성하는 것이고 둘째는 물을 만드는 것. 기압을 높이고 빙하를 녹이는 등의 과정을 통해 진행되면서, 셋째 단계인 기온을 높이는 것으로 연결된다. 온실효과를 일으키기 위해 핵폭탄이나 화석연료 태우기 등도 고려된다. 넷째 단계는 식물을 심는 것. 물도 있고 기온도 어느 정도 확보되면 인조 미생물부터 식물재배가 시작되고, 그렇게 되면 인류이주의 기본은 닦인 셈이다. 마지막 다섯째 단계는 화성식민지 건설. 말이 식민지이지, 그냥 인간 거주기지가 만들어지고, 빠르게 화성~지구를 오갈 수 있는 우주선을 개발하는 등의 세부 사항이 필요한 최종단계다. 

 

지금까지 화성 테라포밍 방안은 대부분 핵융합발전소 건설, 태양광 반사판 설치, 대기에 메탄 주입 등이다. 테라포밍은 오랜 시간과 많은 비용이 들고 기술적 한계까지 상존하는 매우 어려운 과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자들은 화성을 테라포밍하여 인류의 새로운 거주지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연구 중이다. 화성의 테라포밍에 대한 첨단 기술과 방법들이 제기되면서 조금씩 현실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