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공동개발 '태양 코로나그래프', 발사전 최종점검 완료

CODEX, 10월경 ISS로 발사 예정... 6개월~2년간 코로나 온도-속도 관측

한국과 미국이 공동개발한 태양 코로나그래프 'CODEX'와 국제우주정거장에 탑재될 위치. / 우주항공청

우리나라 우주항공청과 한국천문연구원이 미국 항공우주국 NASA와 공동으로 개발한 태양 코로나그래프(이하 CODEX, Coronal Diagnostic Experiment)가 발사 전 최종 점검을 완료했다.

공동연구진은 7월 29일부터 8월 2일까지 미국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와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이뤄진 CODEX의 통신 및 제어 기능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CODEX는 올해 10월경 미국 NASA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가 개발한 화물선(Cargo Dragon)에 실려 팰컨9 로켓으로 발사될 예정이다. 향후 CODEX는 약 3~4주간의 국제우주정거장 설치, 시험 운영 기간 등을 거쳐 6개월에서 최대 2년간 운영된다.

코로나그래프는 태양 표면에 비해 백만 배 이상 어두운 태양 대기의 가장 바깥 영역인 코로나(corona)를 관측할 수 있는 특별한 망원경이다. 태양의 표면인 광구는 상대적으로 매우 밝기 때문에, 개기일식을 제외하면 지상에서 코로나를 관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코로나를 관측하기 위해서는 인공적으로 태양 면을 가려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에 대해 우주항공청은 "이번에 한미 연구진이 공동으로 개발한 CODEX는 태양 코로나의 형상만 촬영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제한적으로만 관측할 수 있었던 온도와 속도를 하나의 기기에서 동시에 관측해 2차원 영상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고안된 세계 최초의 코로나그래프"라고 설명했다.

태양의 온도는 중심에서 바깥쪽으로 갈수록 낮아지지만 가장 바깥 영역인 코로나에서는 수백만 도까지 과열된다. 그리고 코로나에서 방출된 초속 수십㎞의 태양풍은 태양 근처를 벗어나면서 초속 수백㎞로 가속돼 우주 날씨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현재 코로나 관측의 한계로 인해 태양의 바깥층인 코로나가 왜 뜨거운 것인지, 또 태양풍은 왜 빨라지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우주항공청은 "이러한 현상을 연구하기 위해 CODEX를 통해 태양 반경의 세 배에서 열 배에 이르는 영역의 코로나 온도와 속도를 측정할 계획"이라며 "이 연구는 우리가 우주 날씨를 더 정확하게 예측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미가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프로젝트에서 한국천문연구원은 CODEX의 핵심기술인 편광카메라, 필터휠, 구동 제어기 등 하드웨어와 코로나그래프 비행 및 지상 운영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우리나라 측 연구책임자인 한국천문연구원 김연한 박사는 "CODEX가 성공적으로 코로나를 관측한다면 국내 태양우주환경 연구자들이 더욱 주도적으로 태양 연구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리나라 측 기술개발을 총괄하고 이번 최종 점검을 현지에서 수행한 천문연 최성환 박사 역시 "CODEX는 한국과 NASA의 기술력이 합쳐져 만들어진 합작품"이라며 "코로나그래프를 개발하면서 확보된 기술들은 우주, 국방, 반도체 산업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전했다.

NASA는 코로나그래프의 광학계와 광기계부, 태양 추적 장치를 개발했으며 국제우주정거장 설치와 운영을 담당한다. NASA 측 연구책임자인 제프리 뉴마크 박사는 "한국이 가진 우수한 소프트웨어 기술과 NASA의 광학계 및 태양 추적장치 기술이 잘 접목된 상생 기술"이라며 "CODEX가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경우 보다 장기적으로 운영할 유사 관측기기 개발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우주항공청과 한국천문연구원은 이번 CODEX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긴밀한 한미 공조 체계 구축과 태양 연구 분야 기술력 향상을 이어왔다. 2016년 한국천문연구원이 NASA와 태양권물리분야 공동협력을 위한 워킹그룹을 조직한 것을 시작으로, 2017년 8월에는 미국의 개기일식 때 지상에서 공동 관측을 통해 코로나그래프의 핵심 과학이론인 '온도·속도 동시 측정' 기술을 성공적으로 시험했다.

특히 우주항공청과 한국천문연구원은 2019년 9월 대형 벌룬에 코로나그래프를 탑재해 고도 약 40km 성층권 상공에서 코로나의 온도·속도 동시 관측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들은 2019년 10월 CODEX 개발에 착수해 지난 4월 CODEX 통합 조립을 완료하고 지난주 발사 전 최종 기능 점검을 완료했다. 

우주항공청 윤영빈 청장은 "CODEX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수행을 통해 태양의 코로나 및 태양풍 등 태양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프로젝트를 통해 태양 연구와 우주 날씨 예측 분야에서 우주청은 NASA와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양국 간의 지식과 기술을 공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