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지구 방위' 마치고….
굿바이! 소행성 추적 '니오와이즈'

NASA, 송신기 끄고 퇴역 명령... 후속 '니오 서베이어' 2027년 발사

지구 주위의 궤도에 있는 니오와이즈 우주선 개념도. / NASA·JPL-Caltech

 

지구에 부딪힐지 모르는 소행성을 살펴보는 것을 전담하는 우주선이 있다. 지구방위대인 셈이다. 그 우주선이 퇴역했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유일한 지구방어 전용 우주망원경(우주선)이 마지막으로 송신기를 끄고 퇴역했다. 15년 동안 지구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소행성과 혜성 탐지 임무를 종료한 것이다. 태양의 최대 활동기인 태양 극대기가 우주선을 지구 대기권으로 끌어당겨 올해 말 그곳에서 안전하게 소멸할 것으로 보인다.

 

NASA와 라이브사이언스 등 우주 매체에 따르면, NASA의 '니오와이즈(NEOWISE, 근지구 물체 광역 적외선 탐사) 우주선이 미국시간 7월 31일 마지막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했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의 프로젝트팀이 송신기를 끄라는 명령을 보내기 직전이었다. 그동안 하늘을 적외선 신호로 스캔해 온 니오와이즈는 원래 7개월간의 짧은 임무를 훨씬 초과했다. 200개 이상(그중 25개는 새로운 혜성)의 새 근지구 물체를 탐지했고, 태양계를 통과하는 4만4000개의 다른 물체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까지 제공했다.

 

NASA 본부의 과학 임무이사회 부국장인 니콜라 폭스는 "니오와이즈 임무는 지구에 위험할 수 있는 소행성과 혜성을 추적함으로써 우주에서의 지구 위치를 더 잘 이해하도록 도움을 준 성공 사례였다"며 "이 용감한 임무가 차세대 지구방어 망원경을 위한 기초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NASA가 니오와이즈 임무를 종료한 이유는 이 우주선이 지구 주위의 궤도에서 너무 낮아져서 사용할 수 있는 과학 데이터를 제공할 수 없게 됐기 때문. 태양 활동의 증가로 상층 대기가 가열돼 팽창하고 우주선에 저항을 일으키고 있다. 니오와이즈는 궤도를 유지할 자체 추진 시스템이 없다.

 

니오와이즈는 2009년 '와이즈(WISE)' 임무를 시작으로 두 가지 임무에서 과학적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와이즈는 2009년 12월에 발사되어 7개월 동안 전체 적외선 하늘을 스캔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2010년 7월 이후 망원경은 냉각제가 고갈돼 동면에 들어갔다. 냉각제는 네오와이즈의 열이 적외선 센서로 스며들어 감도를 떨어뜨리는 것을 막는다. NASA는 근지구 물체 관측 프로그램의 하나로 2013년 네오와이즈를 동면에서 깨워 행성 방어를 위한 조사를 다시 시켰다.

 

이 우주선은 과학 데이터의 보고뿐 아니라 NASA의 첫번째 적외선 우주망원경인 ‘니오 서베이어(NEO Surveyor)’ 개발에도 이바지했다. JPL이 관리를 맡아 2027년 이후 발사 예정인 니오 서베이어는 어두운 소행성과 혜성처럼 가시광선을 많이 반사하지 않는 지구 근처 물체와 태양 방향에서 지구로 접근하는 물체를 찾게 된다.

 

니오와이즈의 소멸 탓에 니오 서베이어가 작동하기 전까지 3년 가까이 지구방어에 공백이 생긴 꼴이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강력한 지상 관측소, 특히 '카타리나 스카이 서베이(애리조나)'와 '판 스타스(하와이)' 두 곳에 의지해야 한다. 이들 관측소의 조사 덕분에 천문학자들은 3만4000개 이상의 근지구 소행성의 궤도를 지도화했다. NASA에 따르면 다행스럽게도 적어도 향후 100년 동안 지구에 위협이 될 만한 소행성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