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지하암반에 물 다량 존재?
美연구팀 "생명체 연구 큰 진전"

화성탐사선 '인사이트' 2022년 자료 분석... 고대바다보다 많은 수량

미국의 화성 탐사 착륙선 '인사이트'가 2022년 화성의 바람소리를 포착하고 있는 장면. / NASA TV

 

삭막하고 추운 별 화성. '붉은 행성'이라고 불리는 이 행성에서 생명체와 물의 흔적을 찾는 수많은 시도들이 있었는데, 최근 지하에 다량의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당연히 생명체 가능성도 커졌다. 

 

미국의 CNN과 영국의 가디안 등 해외매체에 따르면,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연구팀은 화성의 지진파 자료 등을 토대로 화성 표면 아래 약 11.5~20㎞ 지점의 암석 안에 막대한 양의 액체 상태 물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2018~2022년 화성 지질탐사 임무를 수행한 미국 항공우주국 NASA 탐사선 '인사이트(the Insight Lander)'가 수집한 지진파 자료와 화성의 중력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렸다.

 

연구팀은 화성의 중간 지각에 있는 물이 화성 전체를 1마일(1.6㎞)의 깊이로 채울 수 있을 정도의 양일 것으로 추산했다. 연구를 이끈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스크립스(Scripps) 해양학 연구소의 바샨 라이트 박사는 이번 연구로 얻은 "물 추정치는 고대 화성의 바다를 채웠을 것으로 추정되는 물의 양보다 더 많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탐사선 인사이트가 측정한 지점의 데이터가 화성 전체를 대표한다면 암석 안에 있는 물의 양은 1~2km 깊이의 바다를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구에서 지표면의 물 등이 스며들어 지하수를 형성한 것과 같은 과정이 화성에서도 일어났을 것이라면서 상부 지각이 오늘날보다 더 따뜻했을 때 침투가 일어났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화성의 생명체 존재 가능성에도 새로운 시사점을 주고 있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30억년 이상 전에는 화성에 호수와 강, 바다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해왔다.

 

라이트 박사는 "물의 존재가 생명체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물은 생명체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고 있다"면서 "우리는 물이 있는 지구의 깊은 지표 아래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구의 경우, 액체 상태의 물이 있으면 곧바로 생명체가 있는 것으로 연결되고 있기 때문에, 화성에서도 만약 액체 상태의 대수층이 확실히 존재한다면, 생명체 탐사의 새로운 장이 열리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