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히드 마틴, 우주로 한발 더!
6130억원짜리 위성기업 인수

인수 포기했던 테란 오비털, 연말까지 사기로

테란 오비털의 미 국방부 소속 우주개발국(SDA) 위성. / Terran Orbital

 

미국의 방산 대기업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이 테란 오비털(Terran Orbital)을 품는다. 록히드 마틴은 이 회사를 인수하려던 계획을 접은 지 불과 몇 개월만에 재도전해 인수에 성공했다. 테란 오비털은 군·민간 위성의 설계·생산·발사·임무 운영까지 위성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미국 기업. 양사가 이미 여러 프로젝트에서 협력해 온 만큼 록히드 마틴은 이번 인수를 통해 위성 제조, 우주 사업 확장에서 탄력을 받게 됐다.

 

미국의 우주-과학기술 매체들에 따르면, 록히드 마틴은 현지시간 8월 15일 테란 오비털을 주당 0.25달러(약 340원)에 인수하고 기존 부채까지 상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 4분기까지 종료하기로 한 거래에서 테란 오비털의 기업 가치는 4억5000만 달러(약 6130억원)로 평가됐다.

 

록히드 마틴은 이미 테란 오비털에 2017년부터 2020년, 2022년에 걸쳐 자금을 투입, 지분 3분의 1을 보유하고 있다. 록히드 마틴 벤처스(Lockheed Martin Ventures)를 설립해 전략적 투자를 해온 결과다. 록히드 마틴은 또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테란 오비털로부터 소형 '위성버스'를 구매하여 미 국방부 산하 우주개발국(SDA) 계약과 같은 프로그램에 사용하고 있다.

 

위성의 '뼈대'와 같은 역할을 하는 위성버스는 주로 통신 위성, 지구 관측 위성 등 다양한 유형의 위성에 사용된다. 여기에는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전력 시스템, 열 제어 시스템, 자세 제어 시스템 등이 포함된다. 록히드 마틴은 SDA의 T2TL 베타 별자리를 위해 테란 오비텔과 손잡고 36개의 위성버스를 제작 중이다. 록히드 마틴 벤처스(LMV)는 초기 단계의 혁신적인 기술 개발 기업들에 전략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현재 LMV 리스트에는 테란 오비털 외에도 ABL스페이스시스템즈, 호크아이360, 스카이디오 등이 올라 있다.

 

록히드 마틴 우주 사업부의 로버트 라이트풋 사장은 "7년 넘게 다양한 임무에서 테란 오비털과 함께 일해 왔다"며 "테란 오비털의 역량과 인재, 사업 추진력은 록히드 마틴의 우주 전략 계획과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마크 벨 테란 오비털 최고경영자도 "이번 조치는 성장과 혁신을 위한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며 "록히드 마틴의 놀라운 엔지니어와 세계적인 시설에 접근함으로써 비용 효율적이고 고부가가치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 계획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거래는 록히드 마틴의 첫 인수 제안 이후 거의 6개월 만에 성사됐다. 당시 록히드 마틴은 테란 오비털의 미소유 주식 1주당 1달러, 주식 워런트 매입, 3억1300만 달러의 부채까지 떠안는 방안을 내놨다. 그러나 록히드 마틴은 두 달 뒤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딜을 포기했다.

 

그 이후 테란 오비털은 7월 31일 기준 현금 보유액이 1460만 달러(약 199억원)로 감소하는 등 재정적 압박에 직면하면서 대안을 모색했고, 결국 록히드 마틴 품에 안기게 됐다. 테란 오비털은 상장 때만 해도 18억 달러(약 2조4523억원)의 몸값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8월 14일 종가 기준으로 주당 0.4달러에  그쳤다.

 

한편 테란 오비털은 올해 6월 한화시스템의 사내 벤처인 플렉셀 스페이스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눈길을 끈 바 있다. 한화시스템이 미국 우주시장에 진출했다는 점이 부각된 것. 플렉셀 스페이스는 '우주용 탠덤 태양전지'를 테란 오비털의 인공위성에 공급하기로 했다. 양사는 현재 위성 및 태양전지와 관련한 미국 정부의 과제에 참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