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지구관측 군사위성 발사
영국 "2030년엔 우주강국"

'타이키'위성, 팰컨9 로켓으로 발사... 자연재해·기후변화 등 추적

지구 궤도를 도는 영국의 타이키 위성 상상도. / SSTL

 

영국이 지구 표면의 낮 시간대 이미지와 동영상을 캡처할 수 있는 최초의 군사용 위성을 쏘아 올렸다. '타이키(Tyche)'로 명명된 영국 국방부의 위성은 영국군의 작전 지원은 물론 자연재해 모니터링, 정보 개발 지도화,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의 영향을 추적하게 된다. 타이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행운의 여신의 이름이다. 이번 위성 발사를 통해 영국이 우주강국 반열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영국의 가디언과 BBC 등에 따르면, 8월 16일 밤 미국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을 타고 우주로 떠난 타이키는 발사 후 몇 시간 만에 첫 신호를 보내왔다. '트랜스포터-11' 임무(스페이스X, 8월 19일 반덴버그 기지에서 팰컨9으로 116개 소형위성 발사)의 일환인 타이키는 약 500km 고도에서 지구를 돌며 최소 5년간 운영될 예정이다.

 

타이키는 영국 국방부의 우주기반 ‘정보, 감시, 표적획득 및 정찰(ISTARI)’ 프로그램에 따라 군집위성 중 최초로 발사됐다. 2021년 우주 사령부 보고서와 2022년 우주방위전략에 기반하여 타이키를 탄생시킨 ISTARI에는 10년간 9억7000만 파운드(약 1조7009억원)가 투입된다. 타이키에는 모든 기상 조건과 야간에 지구 표면을 볼 수 있는 레이더 센서 등 다양한 기술이 탑재된다.

 

세탁기 크기에 무게 160kg인 타이키 위성은 영국 서리위성기술(SSTL)에 의해 설계·제작되고, 영국 국방부가 완전히 소유한 첫번째 위성이다. 타이키는 최고 해상도 90cm로 지면의 폭 5km에 달하는 지점을 캡처할 수 있다. 영국군의 일반적인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하다. SSTL의 수주 규모는 2200만 파운드(약 386억원)다. SSTL은 1985년 영국 서리대학교에서 세운 소형위성 제조사로 유럽우주국(ESA)의 ‘루나 패스파인더’ 등 굵직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타이키는 SSTL의 카보나이트 모델을 기반으로 하며, 신속하게 조립할 수 있고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제작할 수 있다. 흥미로운 특징은 물을 이용하여 위성을 조종하는 추진시스템이다. 앤드류 헤슬허스트 최고기술책임자는 "물이 열을 가해 초임계 상태의 증기를 만드는 추력기를 통과한다. 이를 통해 추력을 얻고 위치를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영국 우주 사령부 사령관인 폴 테드먼 소장은 "타이키의 발사는 여정의 시작에 불과하다"며 "우주방위전략은 2030년까지 어떻게 의미 있는 우주 강국이 될 것인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국방부의 방위 장비 및 지원 우주 팀장인 폴 러셀은 "이 프로젝트는 흥미진진한 여정"이라며 "영국의 차세대 군사 역량 중 첫번째인 타이키가 궤도에 도달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매우 자랑스러운 순간"이라고 밝혔다. 영국군은 그동안 최첨단 위성 통신 시스템 스카이넷(Skynet)을 오랫동안 사용해 왔으나 우주에서 감시·정찰 이미지에 접근하려면 주로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에 의존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