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지구 근접비행 후 우주로~
세계 첫 이중 '플라이바이' 도전

ESA ‘JUICE’ 17~22일 지구 가까이 통과... 2031년 목성 도착

지구 곁을 지나가는 '목성 얼음위성 탐사선'(JUICE) 개념도. / ESA

 

'플라이 바이(Flyby)'.  우주선이 멀리 가야할 때 직선으로 날아가는 것보다 좀 돌더라도 행성의 중력을 이용하기 위해 특정 천체를 돌면서 중력의 원심력을 얻어 우주로 날아가는 비행과학이다. 할리우드 영화 <마션>을 보면, 화성의 주인공을 구조하기 위해 귀환하던 우주선이 다시 화성으로 돌아가기 위해 지구를 돌아 연료를 절약하면서 다시 화성으로 복귀한다. 실제로 이같은 플라이바이 비행은 자주 활용되는데, 이번에는 지구와 달, 2개의 천체를 활용하는 이중 플라이바이가 처음으로 실현된다. 

 

지난해 4월 목성의 얼음 위성, 특히 가니메데의 해양을 조사하는 임무로 발사된 '목성 얼음위성 탐사선(JUICE)'이 이번 주에 달과 지구를 근접 비행하게 됐다. 이번 비행은 작은 실수로도 JUICE의 경로 이탈이 우려되기 때문에 초정밀 조정은 필수. 대담한 도전이 무탈하게 끝날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유럽우주국 ESA와 유니버스투데이와 유로뉴스닷컴 등에 따르면, ESA는 8월17일부터 22일 사이에 달과 지구를 가장 가까이 지나가는 JUICE의 비행을 시도한다. 이번 비행은 '세계 최초의 달-지구 근접 비행(the first-ever twin Earth-Moon flyby)', 첫 이중 중력 보조 기동으로 기록된다. 행성의 중력을 이용해 탐사선의 경로를 조정하는 중력 보조(gravity assist)는 우주선의 연료를 절약하고 강력한 로켓 없이도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게 한다. ESA의 지상국은 장비 테스트와 데이터 수집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우주선과 지속적인 접촉을 유지하게 된다.

 

가장 가까운 달 접근은 8월 19일 21시16분(협정 세계시)에 달 표면에서 700km 떨어진 곳에서 일어난다. 가장 가까운 지구 접근은 약 24시간 후인 8월 20일 21시57분(협정 세계시)이다. 가장 가까울 때 JUICE는 아시아 북동부와 태평양 상공에서 지구 표면으로부터 6807km 떨어진 곳을 낮에 지나간다. 호주와 동남아시아는 새벽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접근 직전에 JUICE가 들어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유럽과 북미의 경우 JUICE를 볼 수 있는 상황이 불리하다.

 

니콜라스 알토벨리 JUICE임무 책임자는 "행성으로부터 중력 도움을 받아 충분한 에너지를 얻고 목성까지 날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JUICE는 내년 8월에 금성 근접 비행을 통해 방향을 재조정하고, 2026년과 2029년에 다시 지구로 돌아와 충분한 힘을 얻어 2031년에 목성에 도착할 예정이다. JUICE의 전용임무분석팀은 이 경로를 지난 20년 동안 신중하게 계획했다.

 

JUICE는 ESA의 첫 번째 독자적인 태양계 외곽 탐사 임무이며, 목성에 보낸 첫 번째 임무이기도 하다. 이 임무는 NASA의 주노 임무를 따라 핵 추진 MMRTG 대신 거대한 태양 전지판을 사용한다. 

 

ESA는 첫 근접 비행 동안 우주선의 열 가지 과학 장비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문제는 JUICE의 '레이더 얼음 위성 탐사 장비(RIME)'. 우주선 내부의 전자 노이즈 때문에 방해받아 데이터 수집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 RIME은 달에 가장 가까이 접근하는 동안 8분간 관측을 수행하고, 다른 모든 장비는 전원을 끄거나 조용한 모드에서 작동하게 된다. RIME 팀은 노이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알고리즘을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JUICE가 거대한 로켓 없이 목성으로 직접 비행한다면, 탑재된 추진제가 무려 6만kg이나 필요하다. 중력 보조 기동은 JUICE의 몸집 줄이기에도 아주 중요하다.

 

우주선은 달-지구 근접비행을 앞두고 작년에 43분간 엔진을 점화했으며, 지난달 22일에는 네 번의 경로 수정 연소를 수행했다. 2031년에는 지구에서 평균 8억km, 가장 가까운 궤도에서 6억km 떨어진 목성 궤도 진입을 위한 주 엔진 발사 시험이 예정되어 있다.

 

이번 임무는 달과 지구의 중력을 이용해 탐사선의 경로를 조정하는 'LEGA' 즉, 달-지구 중력 보조(Lunar-Earth Gravity Assist)라는 기술을 활용한다. 이 기술은 연료 효율을 높이고 임무의 복잡성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 달과 지구 근접 비행은 JUICE의 여정에서 중요한 첫 단계이며, 성공적으로 수행된다면 목성 탐사에 큰 진전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