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신형 민간로켓,
英 새 우주공항서 시험 중 폭발

공식 개항 앞둔 '삭사보드'에서, 'RFA ONE' 로켓 시험발사 중 사고

독일의 신형 로켓 'RFA ONE'의 폭발을 보여주는 BBC 영상 캡처. / BBC video via X

 

독일의 우주기업 '로켓 팩토리 아우크스부르크(RFA)'가 개발 중인 신형 로켓의 엔진이 시험 발사 중 폭발했다. 'RFA ONE' 로켓의 첫 궤도 발사를 앞두고 로켓 엔진이 터짐으로써, RFA와 독일 과학계는 큰 충격을 받았다.

 

영국의 가디언과 미국 스페이스닷컴 등에 따르면, RFA가 현지시간 8월 19일 스코틀랜드 셰틀랜드 제도의 새 우주공항 삭사보드(SaxaVord)에서 신형 RFA ONE 로켓의 1단을 시험 발사하던 중 로켓 1단이 화염에 휩싸였다. 사고 당시 영상에는 발사대에서 굉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고 몇 초 만에 구조물 전체가 화염과 검은 연기에 뒤덮이는 모습이 담겨 있다.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에 본사를 둔 RFA는 사고 후 성명을 통해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스테이지가 손상됐다"며 "현재 삭사보드 우주공항과 함께 이상 현상을 조사·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RFA는 "발사대는 무사하고 상황은 통제되었다"며 "우주공항 및 당국과 함께 실패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능한 한 빨리 정상 운영을 재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발사 시험은 영국에서 궤도로 쏘아올리는 최초의 수직 로켓 발사(vertical rocket launch)의 일환이었다. RFA는 19일 언스트 섬의 삭사보드 우주공항에서 9개의 엔진 시험을 진행했다. 지난 5월 로켓의 첫 '핫 파이어 테스트(연소 실험)'에 성공한 뒤 3개월 만에 시도한 시험발사에서 악재가 생긴 것이다. 5월 당시 RFA는 엔진을 8초 동안 가동한 후 정지시킨 바 있다.

 

약 650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언스트(Unst) 섬은 영국 제도의 최북단에 위치해 있으며, 북대서양에서 최초의 바이킹 전초기지 중 하나였다. 이곳에서 발사되는 로켓은 다른 지역과 달리 인구 밀집 지역을 통과할 필요가 없어 탑재물 무게에 제한이 없다.

 

올해 말 정식 가동에 들어가는 삭사보드 우주공항은 작년 말 영국 민간항공국(CAA)으로부터 언스트 섬에서 우주로 첫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승인을 받았다. 이로써 삭사보드 우주공항은 연간 최대 30개의 발사체를 극지방, 태양동기궤도(SSO)에 발사할 수 있게 됐다. 삭사보드 우주공항과 파트너십을 통해 독점적인 발사대 접근 권한을 확보한 RFA는 유럽 민간 로켓 기업 중 궤도에 가장 먼저 도달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RFA로서는 상상하고 싶지 않았던 사고지만 영국 우주산업에도 도전 과제를 안겨줬다. 로켓 폭발사고를 겪은 RFA는 더욱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발사 시스템 개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우주산업의 입장에서도 실패의 경험을 통해 더 큰 성과와 진전을 이룰 기회를 포착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