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경 달러' 가치 금속성 소행성
'프시케'가 녹슬고 있다!

제임스웹 관측 데이터 분석... "물이 있거나, 물과 접촉 가능성"

더 작은 소행성에 부딪히는 프시케 상상도. / SwRI

 

무려 '10경 달러' 가치의 소행성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10경은 0이 16개나 붙는 숫자. 10경 달러는 전 세계 인구가 나눠 가진다면, 1인당 약 1만2345달러(약 1648만원)가 돌아간다. 10경 달러는 지난해 세계 GDP보다 100배 더 크고, 애플 시가총액의 3333배가 된다. 상상하기조차 힘든 가치를 지닌 소행성이 있다. 값비싼 금속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소행성 '프시케(Psyche)'다. 그런데 그 프시케의 표면이 녹슬고 있다는 새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물이 있거나 수분과 접촉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우주매체들에 따르면, 미국 남서부연구소(SwRI) 연구팀이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제임스웹우주망원경(JWST)의 데이터를 분석, 소행성 프시케 표면에 수화 광물이 존재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발견은 원시행성의 잔존 핵으로 여겨지는 흥미로운 프시케의 복잡한 역사를 시사하며, 수화 소행성과 충돌한 흔적도 포함된다. 새 연구논문은 '행성 과학(Planetary Science)’ 저널에 실렸다.

 

제임스웹이 프시케의 표면에서 자세한 자료를 수집한 것은 근적외선 분광기(NIRSpec)와 중적외선 기기(MIRI) 덕분이다. 제임스웹은 지난해 3월 프시케의 표면에서 반사된 빛을 포착, 이전 관측에서 숨겨져 있던 화학적 구성을 밝혀냈다. 이 분석을 통해 물 분자가 금속 원소와 상호 작용할 때 형성되는 수산기(하이드록실) 그룹의 존재를 감지했다. 하버드 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 센터의 스테파니 자마크는 "수산기 그룹은 소행성에 있는 금속과 결합하여 녹을 형성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수산기 흔적은 프시케가 단순한 금속체가 아닐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프시케는 지름 약 280km로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대에 있는 독특한 천체다. 프시케처럼 오래되고 고립된 소행성에서 녹이 형성되는 것은 이 소행성이 순수한 금속체라는 이전의 믿음에 반하는 것이다. 새로운 증거는 물 또는 그 구성 요소와의 화학적 상호 작용을 포함하는 훨씬 더 복잡한 역사, 프시케가 태양계를 통과하는 여정이 더 다사다난했을 수 있음을 드러낸다. 또한 프시케가 어떻게 물과 마주쳤을지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과학자들은 이 소행성이 물을 함유한 물체에 의해 영향을 받았거나, 태양계 외곽에서 형성된 후 내부로 이동했을 수 있다고 본다.

 

NASA도 지난해 10월 '프시케' 우주선을 발사, 2029년까지 소행성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주선은 프시케의 표면, 자기장, 지질을 정밀하게 연구할 수 있는 기기를 탑재하고 있다. 우주선 임무를 통해 프시케가 진정한 원시행성의 잔존 코어인지, 아니면 물과 다른 물질과의 상호작용으로 형성된 더 복잡한 물체인지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얻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임스웹의 데이터가 밝힌 프시케의 녹슨 표면은 시작에 불과하다. 프시케가 초기 태양계의 혼란스럽고 물이 풍부한 환경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을 던져주고 있다. 프시케의 복잡한 역사는 소행성뿐만 아니라 지구와 같은 행성이 형성된 과정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과학자뿐만 아니라 우주애호가들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