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지구 '이중 플라이바이' 성공!
목성 탐사선, 이젠 금성으로~

ESA의 'JUICE', 사상 첫 이중 중력보조비행 성공... 금성→지구→목성行

역사적인 이중 플라이바이를 시도하고 있는 JUICE 탐사선이 8월 20일 찍은 지구 모습. / ESA 

 

"이중 중력보조비행은 완벽했다. 모든 것이 차질 없이 진행됐고, 우리는 JUICE가 지구 가까이로 돌아오는 것을 보고 흥분했다."

 

'플라이바이(Flyby)'. 천체의 중력을 에너지로 활용하는 우주비행 방법인 플라이바이가, 지구와 달 사이로의 비행을 통해 이중 중력 보조를 받는 형태로 사상 최초로 성공했다. 목성의 얼음 위성 탐사에 나선 유럽우주국 ESA의 'JUICE 우주선'이 역사적인, 최초의 지구와 달의 근접비행을 완료한 것이다. ESA의 JUICE 운영팀은 역사적인 우주비행쇼를 성공적으로 진행한 뒤 '완벽했다'며 기뻐했다. 

2023년 4월 14일에 발사된 이 우주선은 이제 태양으로부터 두번째 행성인 금성의 중력을 이용한 또다른 '플라이바이'를 실현하기 위해 비행하고 있으며, 금성에서 2026년과 2029년에 더 많은 중력의 힘을 받은 뒤 다시 지구로 돌아오게 된다. 지구를 다시 한번 플라이바이하고 난 뒤, JUICE는 최종 목적지인 목성과 그 위성들로 향하게 된다. 2031년 7월 목성에 도착하는 것이 목표다. 

ESA와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JUICE는 8월 19일 월요일 오후 6시 15분(UTC 2115)에 먼저 달을 돌기 위해 궤도에 도착했다. 이 만남을 통해 얻은 에너지를 보태 ESA 우주선은 지구를 향하게 됐다. 그리고 24시간이 조금 지난 20일 화요일 오후 6시 56분(UTC 2156)에 지구 상공에 근접해 다시 한번 플라이바이를 함으로써 '이중 플라이바이'에 성공한 것. 

JUICE는 지구에 가장 가까이 접근하면서 동남아시아와 태평양 상공 약 6840km를 돌았다. 이같은 비행을 통해 지구와 달의 모습을 포착해 지구로 전송하기도 했다. 

 

두번의 비행 과정을 통해 우주선의 속도를 낮추면서 중력의 힘을 얻었고, 그 힘으로 우주선의 방향을 금성 쪽으로 맞출 수 있었다. 이 위험하고도 정밀한 비행을 통해 약 150kg의 연료를 절약했다. 실제로 JUICE가 처음에 계획되었던 것보다 목성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충분한 연료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목성 탐사 임무를 더 연장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JUICE가 19일 포착한 놀랍도록 정밀한 달 표면 이미지. / ESA


JUICE의 달-지구 근접비행의 주된 목적은 중력의 힘을 받고 우주선의 방향을 바꾸는 것이었지만, ESA의 운영자들이 우주선이 운반하는 과학 장비에 대한 예비 점검을 수행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되었다. 

ESA 우주선이 지구를 통과할 때 과학장비 8대가 ESA의 온라인에 접속되었고, 달을 통과할 때는 10가지 기기로 구성된 전체 제품군이 활용되었다. ESA는 이번 비행 동안 수집된 과학 데이터를 조만간 공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JUICE의 JANUS 카메라로부터 확보한 더 많은 고해상도 이미지가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긴 우주비행의 초기에 이번 근접 중력보조 비행을 시도했기 때문에 탑재된 많은 기기들을 초기에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탑재 실험기기들을 성공적으로 점검했음을 밝혔다. 이미 잘 알고 있는 지구와 달의 주변에서 작동하는 방식을 확인함으로써 목성에서 어떻게 반응할지를 추정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