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은하-안드로메다 충돌?
"1000억 년 동안 가능성 반반"

50억년 내 충돌설 뒤집는 연구 나와... "충돌해도 행성계 영향 미미"

우리 은하와 이웃 은하인 안드로메다(왼쪽)의 충돌과 합병 가능성을 보여주는 일러스트. /NASA, ESA

 

아주 아주 먼 훗날, 40억~50억년 후의 일이지만, 우리 은하(은하수)는 안드레메다 은하와 충돌해 거대은하로 합병될 것으로 예측되어 왔다. 많은 천문학자들이 정설로 생각하면서 가까워지고 있는 두 은하에 대한 연구들을 진행해 왔다. 그런데, 최근의 한 시뮬레이션 연구에서, 두 은하가 가까워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충돌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우리 은하와 안드로메다 은하의 충돌은 앞으로 1000억년 동안 가능성 반반." 이것이 새로운 연구의 결과다. 스페이스닷컴과 사이언스얼러트닷컴 등에 따르면,  핀란드 헬싱키대학교와 영국 더럼대학교 연구팀이 우리 은하 주변을 더 깊이 분석한 뒤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지구인들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새 연구 결과는 '아카이브(arXiv)'에서 사전인쇄논문으로 볼 수 있다.

 

▶우리 은하 향해 돌진 중이지만, 주변 영향  많아

약 250만 광년 떨어져 있는 안드로메다 은하는 현재 초속 약 110km로 우리 은하를 향해 돌진하고 있다. 외관상 초고속으로 생각되지만 광년의 거리를 감안하면 무시해도 될만한 속도다. 안드로메다는 1912년 처음으로 우리 은하와 충돌할 것으로 예측됐고, 이후 연구에서는 두 은하가 정면으로 부딪쳐 하나의 타원 은하로 합쳐질 것으로 보았다.

 

은하 합병은 과거에도 흔했으며, 우리 은하에도 지난날 합병 흔적이 남아 있다. 그렇지만 최근 관측 데이터들을 살펴보면 두 은하의 정확한 운명을 예측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이전 연구에서는 주변 작은 은하들의 중력 효과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 주변 은하들의 중력 효과를 고려하면, 두 은하의 경로는 변경될 수 있고, 이로 인해 충돌 경로에서 밀려나 벗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두 은하 스쳐지나 가지만 충돌해도 개별 행성계 영향은 미미

새로운 연구에서는 가이아와 허블우주망원경의 데이터를 사용하여 우리 은하와 안드로메다 은하가 다른 은하들과 함께 거주하는 로컬 그룹의 진화를 시뮬레이션했다. 삼각형 은하를 포함했을 때 합병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대마젤란 구름을 끼워 넣으면 합병 가능성이 낮아졌다. 합체가 없다면 두 은하는 서로 거리를 두고 지나가게 되며, 일부 외곽 지역이 교란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다. 혹시라도 두 은하가 정면 충돌하더라도 개별 행성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가이아 임무의 향후 데이터는 우리 은하의 움직임과 질량 추정치를 더욱 개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은하가 결국 충돌한다면, 태양계는 새로 합병된 은하의 외곽 팔 중 하나로 내던져질 수 있다. 우주로 내던져진 별들은 화려한 꼬리를 남기고, 가스와 먼지가 별 형성을 촉발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은하는 내부에 넓은 빈 공간이 있어 대부분 혼란 없이 합쳐질 것이다.

 

가정에 가정을 더해 두 은하의 합병 후 약 1000억 년이 지나면 '밀코메다(Milkomeda, Milky Way+Andromeda 합성어)'는 지구의 관점에서 보이는 '전체 우주'가 된다. 안타깝게도 그보다 한참 전에 이미 인류는 지구상에서 소멸했을 터다. 태양의 팽창이 계속되어 지구를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만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