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달 탐사선 SLIM, 잠들다
'정밀착륙' 8개월 만에 임무 종료

JAXA “세차례 달의 밤 견디고, 통신 두절"

달 표면에 안착한 지 8개월 만에 임무를 종료한 일본의 달 탐사선 ‘SLIM'. / JAXA

 

올해 1월 20일 달 표면에 정밀착륙에 성공하며 세계적 관심을 끈 일본의 무인 달 탐사선이 임무를 끝내고 달에서 보낸 8개월의 수명을 다했다.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 JAXA가 쏘아 올린 소형 우주선 SLIM은 일본을 세계 다섯번째 달 착륙 국가로 올려놓았다. 착륙 당시, 목표지점에의 정밀착륙으로 우주탐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게다가 당초 목표나 예상을 깨고 간헐적으로 작동하면서 교신을 해 결과적으로 8개월 동안 작동하면서 상당한 성과를 남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JAXA·교도통신·유니버스투데이닷컴 등에 따르면, JAXA는 8월 23일 월면에서 '달 탐사를 위한 스마트 랜더(SLIM)'의 임무를 종료했다고 최근 공식 발표했다. 이유는 4월 28일 마지막 통신 이후 5월부터 석 달간 탐사선과의 통신 두절 탓. JAXA는 "SLIM과의 통신 복구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 8월 23일 22시 40분(GMT 1340)께 활동을 중단하라는 명령을 보냈다"고 밝혔다. 탐사선 발사 이후부터 약 11개월 만이다.

 

JAXA는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SLIM에서 신호를 수신하려고 6일간 연속 통신을 시도했지만 불행하게도 실패했다. 태양 플레어(태양 표면의 폭발 현상)의 영향으로 기기 내 프로그램이 잘못됐을 가능성을 고려하고 SLIM 방향으로 재설정 프로그램을 보냈지만 SLIM에서 어떤 무선파도 수신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SLIM은 2023년 9월 7일 일본 타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47번 H-IIA 발사체에 실려 달로 향했다. 이후 2024년 1월 20일에 일본 최초로 달에 부드럽게 착륙했다. '문 스나이퍼(달 저격수)'라는 별명의 SLIM은 목표 지점에서 약 10m를 벗어났을 뿐이다. 세계 최초의 '핀포인트 착륙' 기록. 또한 다중 대역 카메라(Multi-Band Camera)는 10개의 파장 대역에서 10개의 바위에 대한 분광 관측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더불어 원래 임무 계획에 포함되지 않았음에도 SLIM은 달의 밤을 수차례에 걸쳐 살아남았다. 

 

SLIM에게 위기도 있었다. 지난 1월 달에 비스듬히 착륙하는 바람에 태양전지판이 잘못된 방향을 향했다. 태양의 각도가 바뀌면서 이틀 동안 다시 작동, 고사양 카메라로 분화구에 대한 과학적 관측을 수행했다. SLIM은 온도가 영하 133도까지 떨어지는 2주 동안의 춥고 긴 달밤을 위해 설계되지 않았지만 세번의 혹한의 밤을 버텨낸 후 4월에 세번째로 작동했다.

 

SLIM은 달의 기원을 조사하고 저중력 환경을 탐사하는 데 필수적인 기술을 시험하기 위해 설계됐다. 탐사선에는 달 표면을 이동하며 지구로 이미지를 전송하는 미니 로버와 송신기가 장착되어 있다. 착륙한 분화구에서 접근 가능한 것으로 추정되는 달의 맨틀(지각 아래 약 300~700km 추정)의 일부를 조사하는 것도 목표였다.

 

JAXA는 SLIM의 성과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조만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SLIM의 개발과 운영에 참여한 모든 당사자들과 임무를 격려해 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