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연기된 '폴라리스 던'
그래도 관심 큰 민간인 우주유영

스페이스X, 8월 30일 넘어야 발사... 700km 상공 우주선에서 바로 '유영' 도전

빨라야 8월 30일로 미뤄진 스페이스X의 '폴라리스 던'. 4명의 우주인이 우주유영을 할 예정이다. / SpaceX 

 

발사가 또다시 미뤄진 '폴라리스 던'은 인류 역사상 최초의 민간인 우주유영이 시도될 예정이다. 그것도 우주정거장이나 우주센터 같은 국가단위의 인프라 없이 우주선에서 나와 유영을 하게 된다. 700km 상공에서 이뤄지는 이 우주유영은 스페이스X의 우주선 자체를 에어로크 기능을 하도록 만드는 등, 새로운 시도들로 가득 차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와 스페이스X, 스페이스닷컴 등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기상조건 악화로 인해 28일 발사하기로 예정됐던 '폴라리스 던' 미션 비행을 빠르더라도 8월 30일 미국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우주선 전체를 감압실로 사용하는 우주유영

스페이스X는 유인 우주비행 ‘폴라리스 던’ 임무를 수행할 우주선 ‘크루드래건’은 ‘팰컨9’ 로켓에 실어 발사한다. 항공우주 업계는 이번 미션 중에서 특히 우주유영에 주목하고 있다. 우주정거장 없이 우주선을 거점으로 유영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은 인류가 우주에서 더 멀리, 더 오랫동안, 더 자주 활동할 수 있다는 의미다. 우주 탐사의 기회가 더욱 폭넓게 열릴 수 있다. 또한 더 어려워진 우주비행사의 안전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안전기술의 고도화도 이뤄지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민간기업은 에어로크(감압실)를 갖춘 우주정거장이 없고 NASA보다 재정능력은 물론 임무상황 모니터링 등을 위한 인력도 적어 우주유영을 시도하는 데 여러 어려움이 있었는데, 그런 조건을 극복하고 민간 우주유영을 성공한다면, 뉴스페이스 시대에 걸맞는 진전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우주유영에는 미국과 러시아 주도의 국제우주정거장  ISS나 중국 ‘톈궁’ 같은 우주정거장이 필요했다. 인간이 저기압의 우주환경에 갑자기 노출되면 온몸 혈관에 공기 방울이 생겨 통증과 인체 손상을 유발하는 감압병에 걸릴 수 있다. 우주비행사는 우주정거장 내 격리된 공간인 에어로크에서 기압을 서서히 낮춰 저기압에 적응해야 했다.

 

▶700km 상공의 우주유영, 1400km 우주비행
이번 우주유영은 비행 3일째 700㎞ 상공에서 민간인 2명이 우주선 밖으로 나가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스페이스X는 우주선 자체를 에어로크화(化)하는 새로운 방법을 고안했다. 우주선 실내 전체의 공기를 질소 위주로 서서히 빼내 8.65psi(0.59기압) 환경을 만들고 탑승객들은 여기에서 45시간 동안 적응하는 사전 호흡 과정을 거친다. 우주유영에 나서는 인원은 2명이지만 탑승객 4명 모두 저기압·초저온·무중력의 우주환경에 노출된다. 탑승객 모두 실내용(IVA) 대신 스페이스X가 새로 만든 실외용(EVA) 우주복을 착용해야 한다. 스페이스X로서는 우주진출 확대를 위한 신형 우주복의 성능을 검증할 기회기도 하다.

폴라리스 던은 우주유영뿐 아니라 1400㎞ 비행 임무도 포함했다. 미국의 달 탐사-착륙 비행 미션을 제외하면 이번 비행을 통해 1966년 제미니 11호가 세웠던 1367㎞의 최장 유인 우주비행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고도는 방사선층인 밴앨런대에 속하는데 스페이스X가 방사선에 의한 탑승객 건강과 통신 장치 성능 영향을 얼마나 잘 제어하는지도 관전 포인트다.

한국 또한 우주항공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서둘러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은 5월 우주비행사의 8시간 30분간 우주유영으로 자체 기록을 경신하며 우주항공 분야 경쟁력을 과시했다. 유럽연합(EU), 일본 등은 정부 차원에서 대응 중이다. 미국의 또 다른 민간기업 블루오리진과 버진갤럭틱도 지구 대기와 우주 경계인 100㎞(카르만 라인) 근방에서 유인 우주비행을 시도 중이다.